일제강점기 시절 탄광에 끌려가 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들의 유족들이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금 지급을 인정받았다.

광주지법 민사11부(유상호 부장판사)는 9일 강제동원 피해자 7명의 유족들이 니혼코크스공업주식회사(전 미쓰이광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배상금으로 원고 11명의 상속 비율에 따라 1천300여만-1억원을 산정했고 피고 측에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피해자 중 1명인 박훈동씨는 강제 동원 전 일본 관동군에 징집돼 북만주 지역에서 약 2년 동안 복무했다.

부상을 입고 전역한 후 박씨는 고향인 화순에서 요양하던 중 또다시 일본 경찰에 연행돼 홋카이도 탄광으로 끌려갔다. 이곳에서 석탄 운반 작업 중 손가락 2개가 절단되기도 했으나,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해방 이후에도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광복 이듬해 1월 고국으로 돌아온 박씨는 진폐증 등 폐질환에 시달리다 2001년 사망했다.

다른 피해자들 역시 고된 노동 환경과 비인간적인 대우에서 비롯된 후유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이 소송은 2019년에 제기됐으나, 다른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재판과 마찬가지로 일본 측의 비협조로 5년여간 공전됐다.

판결 선고 후 한 유족은 “일본의 사죄가 없기에 만족하진 못하지만, 전범 기업의 잘못을 인정하는 상징적 재판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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