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소리로 완성되는 하모니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힘이 됩니다. 지휘자로서 가장 큰 역할은 단원들이 지닌 역량을 끌어주고 이들의 조화를 돕는 것이죠. 관객들에게 최고의 합창 무대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16일 만난 임창은 광주시립합창단 신임지휘자는 소통과 열정을 통해 많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합창 무대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는 10월18일 펼쳐지는 197회 정기연주회는 임 지휘자의 취임 무대다. ‘이 시대의 위대한 합창 작품들’이라는 부제를 갖고 동시대 작곡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

1부는 바이올린 솔로·퍼커션이 함께하는 여성합창곡을 비롯해 네 대의 탬버린이 함께하는 8성부 합창곡, 피아노 즉흥연주·스트링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올라 야일 합창곡 등 전문합창단으로서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됐다.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5가지 언어의 입맞춤’을 주제로 하는 시대·나라별 합창곡, 리듬감 있는 타악기 협연 합창곡 ‘Swing’s the Thing!’ 등 귀에 익숙한 곡들도 무대에 오른다. 모두의 평화를 기원하는 크레이그 헬라 존슨의 ‘All of Us’ 곡은 마무리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음악적으로 다양한 느낌을 지닌 곡들이 연주될 예정입니다. 관객들은 편안하게 들을 수 있지만, 우리 단원들은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겁니다.(웃음) 관객 호응을 유도하는 재밌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니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임 지휘자는 12년 간 상임지휘자로 춘천시립합창단을 이끌어온 바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춘천 시민 참여형 합창축제 ‘온세대 합창 페스티벌’은 그가 오랜 시간 일궈낸 결과물이다. ‘온세대’라는 말처럼 프로그램에는 부모나 조부모, 아이들이 함께 한다. 경쟁의 형태를 띠는 대부분의 합창 축제와는 달리 시립단원 등을 멘토로 삼아 10주 간의 연습을 거쳐 무대를 올리는 방식이다.

“13팀으로 시작했던 페스티벌이 8회째인 올해 86개팀으로 늘었어요. 지역 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된 거죠. 경쟁사회로 향하는 이 시대에 ‘합창’이라는 음악 장르가 갖는 공동체 의식을 전해주고 싶었어요. 완벽한 화음이 아니더라도 상대방 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 맞춰 나가는 합창은 특히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줍니다. 지휘자로서 나름의 사명감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임기 동안 임 지휘자는 이같이 세대 간 이해와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구상, 추진할 계획이다.

“저는 시립합창단이 음악적인 깊이를 갖추면서도 보다 많은 시민들이 향유하는 공연을 했으면 해요. 관객 눈높이를 맞추며 이들의 예술적 감각 또한 높일 수 있는 무대를 펼쳐가고 싶습니다. 오는 11월에는 단원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모닝콘서트’도 대극장 로비에서 진행할 예정이에요. 미취학 아동을 위한 음악회 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연도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시민사회의 관심, 단원들의 의지, 지휘자의 아이디어와 노력.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춰지는 것입니다. 광주시립합창단과 함께 만들어갈 앞으로의 여정이 매우 기대됩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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