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형태-생성(生成)’

나에게 호기심은 다른 세계로 가는 자양분이 돼서 작업을 더 낫게 만들어가는 요소가 아닐까? 이건 왜 이렇게 되지? 왜 저렇지! 근데 그게 세상의 모든 사물 또는 에너지, 그 다음에 함께하고 있는 사람 이런 데까지 뭐라 그럴까? 내가 살면서 이래서 이렇구나! 하는 걸 알 때, 사실은 다 호기심과 질문에서 출발한 거로 생각한다.

그림 그리는 일 또한 예외일 수 없다. 하루아침에 깜짝 놀랄만한 뭔가 그려내는 건 불가능하다.

창작은 축적의 결과물로 호기심과 질문과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형태로 내 안에 축적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 관건은 이 모든 축적의 산물을 어떻게 심플하게 시각화시킬 수 있느냐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 당시 구름을 메타포로 ‘추상적인 요소를 구상으로’ 그렸다면, 23년이 지난 지금 ‘마음산책’을 통해 삶의 리얼함을 추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세상 모든 행위는 늘 변하여 한 가지 모습으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우연과 필연’ 사이에서 어쩌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사이를 오가는 변증법적 질문의 소산이다.

하늘을 가르며 이 세상을 아는 것 같은 표정으로 마음의 문을 넘어와 엉금엉금 구름이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은밀한 감성적인 상상력은 서로 대화하며 춤을 춘다. 아주 신비로운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해주는 세계관, 그것이 바로 작품을 만들게 하는 중요한 에너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구름에서 마음으로 가는 여정도 그랬고, 마음과 구름이 동일 선상에 한 화면에서 표현되는 것도 어찌 보면 축적의 산물이다.

삶이 쌓여 추상이 될 때, 감정이란 무엇이기에 구름과 마음을 동일한 것으로 느끼게 하는가? 내 존재 자체가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하나가 됨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인동에서 화가 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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