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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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결혼의 필수 관문이었던 결혼식을 선택 사항으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고 웨딩플레이션(Wedding + In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결혼 비용이 크게 치솟으면서 예식을 축소하거나 아예 생략하는 것을 고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식은 양가 부모님과 친척, 지인들 앞에서 공식적인 서약을 하는 자리로 부부가 되기 전 밟는 당연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결혼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경제 미디어 플랫폼 어피티가 지난 5월 MZ세대(1980-2000년대생) 1천24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3.6%의 청년들이 ‘결혼식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결혼식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여기는 데는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하다는 청년들의 인식과 함께 비용에 대한 부담이 더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 1월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예식장 대관과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평균 비용이 1천469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팬데믹으로 예식장이 폐업하고 소수의 예식장만 남게 된 데다 인건비, 식자재비 등 물가가 오르면서 예식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실제 광주 지역에서 이용률이 높은 예식장들의 대관료를 살펴본 결과 180만원부터 350만원, 식대는 1인당 5만5천원부터 6만9천원까지 형성돼 있었다. 식대의 경우 최소 보증 인원이 200명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식비로 지출되는 비용만 적게는 1천100만원부터 많게는 1천380만원이 소요된다.

예식장마다 다양한 할인을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등 결혼식에 필요한 옵션들을 추가하면 부담은 더 가중된다.

결혼 준비 중에 체감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 부담에 신혼부부들은 ‘메리지 블루(marriage blue)’라는 우울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고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결혼식을 축소하거나 아예 생략하고 주거 마련이나 신혼여행에 더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신혼부부도 늘고 있다.

내년 초 결혼을 계획 중인 정인아(28·여)씨는 “결혼을 결심하고 기쁜 마음으로 이것저것 준비를 시작했지만 현실에 부딪쳐보니 돈을 조금 더 모은 뒤 결혼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평생 한 번 뿐인 결혼식이지만 예식 비용이 너무 부담돼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간단히 식사하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체할 마음도 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올해 말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김하은(33·여)씨는 “호화로운 결혼식보다는 좀 더 넓고 좋은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겨우 30분 진행되는 예식에 몇천만원을 투자하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예식은 최소한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강상윤(27)씨는 “야외 웨딩 촬영으로 결혼을 기념하고 신혼여행을 더 좋은 곳으로 다녀왔는데 후회는 없다”며 “결혼식의 여부가 결혼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식 생략을 고민하는 신혼부부들도 주변에서 여럿 봤다”고 전했다.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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