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공주 무령왕릉 거울

고흥 동호덕 거울

창원 다호리 거울

국보 화순 대곡리 거울

고대 거울은 오늘날과 달리 모두가 사용하는 물건이 아니었다. 또한 시대마다 가질 수 있는 사람과 거울이 가진 의미 또한 달랐다. 거울은 고대 동북아시아에서 사람과 사람 간 단순한 물자 이동을 넘어 사회·문화적 이해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됐다. 고대 사람들이 사용했던 거울을 통해 당시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나주박물관 기획특별전 ‘빛, 고대 거울의 속삭임’이 내년 2월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삼한부터 삼국시대까지 거울과 함께 출토된 전시품 총 27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시기별로 거울을 가졌던 사람들을 조명하고, 동북아시아의 거울 교류 양상과 거울 속 무늬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화순 대곡리 정문경, 무령왕릉 의자손수대경 등 국보 지정 거울 2점을 비롯해 평안남도 평양지역부터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확인된 거울을 선보인다.

특히 가장 최근 발굴된 함평 엄다리 제동고분, 고흥 신호리 동호덕고분, 신안 대천리, 경주 사라리에서 출토된 거울을 발굴조사 기관들의 협력을 받아 한자리에 모아 최초 공개한다.

함평 초포리 일괄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청동거울의 제작 과정과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여러 개 꼭지가 담긴 거울 ‘다뉴경’(多紐鏡)을 살펴보고, 생활 곳곳에서 이뤄진 거울 관련 의례를 소개한다.

2부는 고대 거울을 소유했던 사람들을 탐구하는 공간이다. 거울을 가졌던 사람들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이 거울을 갖게 된 배경과 소유자가 어떤 사회적 위치에 있었는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3부에서는 거울을 통해 본 동아시아 교류와 거울에 담긴 고대 사람들의 내세관을 소개한다. 고대 우리나라에는 중국과 일본에서 만든 거울들이 유행했다. 이러한 거울의 분포 양상을 통해 유통 경로와 교류 중심지를 들여다본다. 마지막 코너에서는 거울에 있는 다양한 무늬와 글을 조명해 당시 사람들의 내세관과 거울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느껴볼 수 있다.

중국 거울 일괄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의 흥미를 높이고 이해를 돕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적극 활용한다. 이와 함께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알록달록, 소원을 담은 거울’,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김지은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오랜 기간 우리 곁에 함께한 거울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녹슨 청동거울 안에 감춰진 고대 사람들의 모습과 소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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