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후배가 자신을 공금 횡령범으로 몰았다는 오해에 살인을 저지른 50대가 정신질환을 주장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변모(50)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변씨는 지난 9월9일 오전 7시3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직장 후배 A(50대)씨를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변씨는 범행 약 1시간30분 전부터 A씨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변씨가 직장에서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A씨가 나를 회사에서 매장하기 위해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꾸미고 있다’고 오해하며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날 변씨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나,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변씨 측은 “평소에 정신과 치료를 받진 않았지만, 이 사건 몇 달 전부터 주변에서 권유했었다”면서 “그러나 직장 내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면 회사에 결정적인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A씨 측은 “정신질환으로 의사 결정이 흐려졌다고 한들 그로 인해서 범죄를 저지른 것은 별건”이라며 엄벌을 탄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요청한 정신감정의 인용 여부에 대해 검토한 뒤 다음 달 6일 재판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우연히 만난 전 직장 동료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김모(35)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도 열었다.

김씨 측은 피해자가 퇴사한 후에도 지속 연락하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과 합의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보고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씨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20일 재개된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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