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경주 계림로 출토 토우장식 항아리

경산 조영동 새모양 토기

경주 황남동 출토 거북이와 물고기 토우장식 뚜껑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말모양 뿔잔

해남 읍호리 고분군 출토 부뚜막모양 토기

지금으로부터 약 1천600년 전, 죽은 이와 함께 했던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가 전하는 특별한 동행 이야기가 전시로 펼쳐진다.

국립광주박물관은 내년 3월10일까지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특별전 두 번째 순회전으로, 신라·가야 토기에 나타난 고대 장송의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는 죽음 이후에도 편안한 삶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죽은 이와 함께 무덤에 넣어진 의례용품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총 245건 246점 전시품들을 선보인다. 국보인 경주 계림로 출토 토우장식 항아리가 처음으로 광주를 찾는다. 또 최근 발굴한 해남 읍호리 고분군 출토 부뚜막모양 토기도 새롭게 복원해 선보인다.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말모양 뿔잔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2개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영원한 삶을 위한 선물, 상형토기’, 2부 ‘헤어짐의 이야기, 토우장식 토기’다.

상형토기는 사람, 동물, 사물을 본떠 만든 토기로, 술과 같은 액체를 담거나 따를 수 있어 제의에 사용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와 가야 지역에서는 거대한 무덤에 많은 껴묻거리와 함께 장례를 치르는 후장 풍습이 존재했다. 새, 상서로운 동물, 말, 수레, 배 등 상형토기를 부장품으로 함께 묻으며 죽음과 삶을 연속된 세상으로 바라보려 했던 당시 사람들의 내세관을 들여다볼 수 있다.

토우장식 토기는 흙인형인 토우를 토기 겉에 부착해 장식한 그릇이다. 상형토기와 마찬가지로 장례를 준비하며 만든 제의용품이다. 망자가 사후세계에 잘 적응하고, 남은 이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다. 사냥을 하고 일하던 모습,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각종 동물들이 토기 위에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특히 2부 전시장에서는 1926년 경주 황남동 유적에서 수습한 토우장식 토기를 다수 소개하고 있으며, 토우에 표현된 당시 장송의례와 일상생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특별전 연계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초등학생 가족 대상 교육 ‘토우야 반가워’는 천연점토로 나만의 토우를 만들어보는 체험학습이다. 전시 담당 학예연구사와 함께 전시품 뒤에 숨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노형신 학예연구사는 “영원한 삶을 기원하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상형토기, 토우장식 토기를 통해 고대의 내세관과 장례를 이해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 인간적 공감을 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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