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장애인의 주간 활동 서비스 제공에 나이 제한을 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나왔다.

비슷한 쟁점의 소송이 광주뿐만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 중이어서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전국적으로 서비스 대상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광주고법 행정1부(양영희 수석판사)는 21일 광주 북구와 광산구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A씨와 B씨가 각각 제기한 2건의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 서비스 중단 처분 취소’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각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북구와 광산구에 서비스 중단 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선 주간 활동 서비스 수혜 요건에 나이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보건복지부 관련 지침에는 만 18세 이상부터 65세 미만까지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다.

광산구와 북구는 이 지침을 근거로 A씨와 B씨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이에 이들은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1심 재판부는 “발달장애인 법령 어디에도 주간 활동 서비스 신청 자격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다”며 “보건복지부의 지침은 상위 법령의 구체적 위임 없이 신청 자격을 정한 것이라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이라고 판단했다.

또 “65세 이상은 노인 장기 요양 수급자로 전환돼 주간 활동 서비스 대신 급여를 받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보이지만, (서비스 중단으로) 발달장애인들은 낮 활동과 지역사회 참여에 필요한 지원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에서 공동 참가인으로 광산구와 함께한 광주시와 보건복지부는 65세 이상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으나, 재판부의 판단은 모두 1심과 같았다.

각 소송 피고들의 대법원 상고 여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전국 지자체가 지키고 있는 나이 제한 지침을 두고 부당성을 지적한 행정소송 중 장애인들이 항소심까지 승소한 것은 광주가 처음이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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