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 무리가 갈대숲 일대에서 비행하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순천시 제공>

순천만이 흑두루미를 비롯한 겨울철새들의 주요 서식지로 자리 잡으며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만의 생태 복원과 자연 보전을 통해 겨울철새 서식 환경 확대에 주력해온 결과 흑두루미 탐조거리가 단축됐다.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는 경계심이 워낙 심해 순천만 람사르길에서 인간에게 허용하는 접근거리는 150m였으나 올해는 람사르길에 위치한 탐조대 인근 농경지 80m까지 접근해 망원경 없이 육안 탐조가 가능해졌다.

순천시는 지난 2009년 차가 다니던 람사르길 400m를 자연 친화적인 흙길로 복원했다. 연안과 내륙 경계에 위치한 람사르길은 염분이 유입돼 음이온 농도가 높아 탐조와 맨발 걷기 명소로 국내·외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초만 하더라도 전 세계 흑두루미 90% 이상이 일본에 집중돼 질병 발생에 따른 종소멸 위험에 직면했던 상황에서 순천만으로 분산되면서 종보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민선 3기 2006년 노관규 시장이 취임하면서 생태관광지 조성을 위해 환경저해시설 철거와 생태 복원을 추진하며 자연성을 회복했다. 특히 2009년에는 대대뜰 59㏊에 있는 전봇대 282개를 철거해 흑두루미의 전선 충돌 사고를 줄였다.

그 결과 2009년 400여 마리에서 지난해 겨울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 6천마리 중 3천마리가 월동지를 순천만으로 바꾸면서 흑두루미는 7천200여마리까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1월 흑두루미 7천600여 마리가 관찰되면서 전 세계 생존 개체수의 50%를 순천만에서 탐조할 수 있게 됐다. 흑두루미 외에도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순천시는 내년에 전봇대 15개를 제거해 환경저해시설 없는 서식지 28㏊를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순천시는 올해 32명의 탐조 전문가를 양성해 12월2일부터 내년 3월까지 ‘순천만 겨울철새 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셀프 탐조 ▲사운드 탐조 ▲워킹 탐조 등으로 구성됐다. 탐조 전문가는 탐조 활동을 안내하며 새소리와 갈대숲 소리를 통해 순천만의 원시적 자연을 경험하도록 돕는다.

탐조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순천만습지 누리집에서 예약 가능하다.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만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도약하고, 겨울철새 탐조 성지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순천=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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