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열린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에서 “1980년 5월이 2024년 12월을 구했다”며 광주시민들이 피로 지킨 ‘5·18 민주화운동’이 시공간에 구애됨 없이 한국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점을 상기시켜 눈길을 끌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를 준비하던 중 19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보고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뒤집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며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저는 이번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를 겪으며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고 싶다”며 “1980년 5월이 2024년 12월을 구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의 포고령과 44년 전 ‘5·18’ 당시의 포고령 조항을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했을 때 1980년 광주가 떠올랐다”며 “당시 계엄군은 ‘계엄 포고령 위반’을 빌미로 수천명의 광주 시민들을 연행, 구금하고 심지어 학살도 자행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만일 12월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분개해 국회로 뛰쳐나온 시민들이 없었다면, 경찰 봉쇄를 뚫고 국회 담장을 뛰어넘은 국회의원의 숫자가 모자랐다면, 계엄군 지휘관들과 군인들이 부당한 명령을 적극 따랐더라면, 지금 대한민국은 1980년 5월의 광주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국회는 포고령에 근거해 강제 해산되고 국회의원들은 계엄군에 체포돼 어딘지 모를 장소에 구금됐을 것이다”며 “언론사는 계엄군에 의해 통제되고,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는 단 한 줄도 내보내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상상 만으로도 아찔한 비상계엄이 실제로 선포됐을 때 1980년 5월 광주는 2024년 12월의 우리를 이끌었다”며 “44년 전 고립무원의 상황에서도, 죽음을 각오하고 계엄군과 맞섰던 광주시민들의 용기가, 그들이 지키려 했던 민주주의가,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그는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했다”며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큰 빚을 졌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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