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숨_광주신세계 아티스트토크 전경

예술은 생필품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우리는 밥이 없으면 굶어 죽지만, 사랑이 없으면 삶의 의미를 잃기도 한다. 사랑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하며 창조적인 요소를 담고 있듯, 예술 또한 그러하다.

전시장에서 우리는 작품을 마주한다. 왜 전시를 찾고, 그림을 감상하는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 수학처럼 공식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1+1이 2가 아닌 3이나 10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작품을 보며 무엇을 느끼는가이다.

예술의 구조를 살펴보면, 작가는 1차 생산자이고, 기획자는 그것을 포장하여 관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예술을 완성하는 사람은 관람자다. 작품을 마주한 순간, 우리는 스스로 묻는다. “이 작품은 나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그 순간이야말로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지점이다.

관람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자기 정체성이 강한 사람은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감각과 직관을 따라간다. 그렇기에 예술 감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느끼는가?’이다.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아티스트 토크에서 관람자가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술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 감상하는 이의 것이다. 작품을 보고, 자신의 시선과 감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예술은 비로소 완성된다. 작가가 색과 형을 통해 세계를 제안했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온전히 관람자의 몫이다.

인간은 의미를 찾는 존재다. 삶의 동력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작가가 그린 추상의 풍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관람자가 정의한다. 결국, 예술은 감상의 순간 완성된다.

작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그것이 예술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힘이다. 예술 감상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예술은 그것을 바라보는 순간,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화가 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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