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지어진 광주 수창초와 1935년 서석초등학교 본관은 국가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반면 중앙초의 경우 이 때보다 더 빠른 시기로 추정되며, 광주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 중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지만 아직껏 포함되지 못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문화유산 등재에 탄력이 붙어야 할 것이다.

동구 제봉로 167에 위치한 중앙초 본관동은 2층 연면적 3천381㎡, 건축면적 1천702㎡ 규모다. 일제강점기 전형적인 양식인 빨간 벽돌 건물 구조이며, 당시 일본인 학생을 교육하기 위한 곳이었다. 대리석으로 만든 급수대와 굴뚝, 복도와 두 칸 교실 사이에 페치카(Pechka) 벽난로 등 당대 최고급으로 설치됐다. 광주시교육청은 시설물 현황조사 용역을 지난해 7월부터 진행 중으로, 문화유산 신청서를 지난 2월 초 관할 지자체인 동구청에 제출했으며 현재는 광주시로 넘어가 검토 단계로 전해졌다.

중앙초는 1930년대 시설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모든 유산이 그렇듯 오랜 세월의 무게로 이 곳도 노후화 정도가 상당한 안전진단 C등급으로 머잖아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광주교육청이 문화유산 목록에 올리고자 나선 것은 매우 적절했다. 목표한 대로 연내 마무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로 중앙초는 올해 신입생이 1명에 불과했다. 전체 재학생 22명의 미니 학교로 전락한 셈이다. 광주 도시 확장에 따른 공동화가 계속 심화됐던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급기야 존폐의 기로에 놓였지만 지금은 주변 지역 주택 재개발사업 효과로 인구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문화유산 등록과 함께 향후 학생 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폐합 및 폐교 대상으로 거론됐던 마당에 의외의 반전이다. 광주 중앙초는 1907년 6월 개교해 무려 118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교육적 가치 또한 지녔다. 명성있는 학교의 지속 보존을 위한 지원을 게을리해선 안되는 것이다. 다음달이면 용역을 마친 후 문화유산청에 신청서가 공식 제출된다. 빠른 시일 내 국가유산 지정을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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