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동복호는 광주시민의 식수를 책임지는 핵심 상수원으로 단 1%의 오염 가능성도 용인될 수 없는 생명선”이라며 전남도의 규제 완화 추진에 반대했다. 김영록 지사는 화순 적벽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과 만나 상수원 관리지역 수계관리기금 지원비를 11.6%에서 24%로 확대하고, 지방하천인 동복천의 체계적 물 관리를 위한 국가하천 승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복댐은 1973년 5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 두 차례의 증축을 거쳐 현재 저수용량은 9천900만톤 규모이다. 김 지사가 주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규칙 개정을 건의했지만 박물관·전시 공간, 카페 조성 등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시의회 입장대로 김 지사가 행정구역상 관할권을 갖는 만큼 정부에 현안을 건의할 수는 있으나 공공 식수원의 본질적 가치가 달려 있다. 광주시와 협의가 전제돼야 하는 중대한 문제이며, 일방통행이라면 지지체 간 다툼 요소로 부상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전남도의회 류기준 의원은 동복댐의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수문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광주시와 화순군, 전남도는 2022년 동복댐 일부 지역 시설물관리권 이양 등을 담은 상생협약을 맺었지만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 물론 상수권 인근 재산권 제약 해소,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환경부도 지속가능하게 관리·보전해야 할 수자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동복호는 상수원으로서 보호돼야 한다. 광주에서 발끈한 사정을 헤아렸으면 한다. 인근 주민들이 일상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정이라면 긴밀 협력해 대책을 찾아야 한다. 명승지 적벽이 자리한다 해도 수질 악화를 초래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또한 합당한 방안이 있다면 내놔야 한다. 21대 대선이 6월 치러지고 1년 뒤에는 전국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중요한 정치 일정 속에서 지자체들은 현안 해결을 위해 뛰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남도가 동복호 주변 규제를 풀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고 광주시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화순에 위치함에도 관리나 방수 결정은 광주시가 맡고 있다. 갈등이 잠복돼 있는 상태다. 이번에도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생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더욱 꼬이지 않도록 발벗고 나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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