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동구 싱크홀(땅꺼짐)과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까지 최근 대형 굴착 공사장 인근에서 지반침하가 발생,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광주에서도 땅꺼짐 사고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공개됐다. 광주시가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총 154건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산구가 61건으로 가장 많았고, 동구 31건, 서구 27건, 북구 22건, 남구 13건 순이다. 특히 남광주역 9건, 금남로4가역 4건 등 도시철도 역사 인근과 월곡동 10건, 비아동·화정동 각 9건 등 구시가지에 집중됐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광주시는 무사안일로 대응하는 실정이다. 어느 한 곳도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 관리하지 않은 자치구도 소극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금껏 인적 피해는 2건, 차량 피해는 11건이라고 하더라도 대형 인재는 예고가 없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하는데 간과한 측면이 있다. 광주시는 지하구조 안전에 관한 관련 법 기준에 따라 중점대상으로 지정할 만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고, 사고 위험도도 높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마침 시의회가 제작한 ‘싱크홀 지도’는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작은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광주는 노후 하수관과 도시철도 건설이 겹치는 등 지반침하에 취약한 편이다. 토목공사를 할 경우 설계와 시공 등에서 지질 조사를 엄격하게 실시해야 한다. 작은 패임도 예사로이 넘기지 말고 주시하길 바란다. 이참에 전체 상수도관 정밀 진단도 추진해야 한다.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도를 더 보완하고 취약 지점을 중점 관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시민의 생명,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 싱크홀의 경우 지름 20ｍ, 깊이 20ｍ 가량에 이르는 아찔한 규모였다. 광주시가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겠으나 사전 예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전국적으로 싱크홀이 빈발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2천건 이상으로 알려졌다. 일단 사고가 나면 인재일 가능성이 매우 짙다. 안전 불감증과 태만한 자세가 낳은 결과다. 탁상공론을 멈추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재차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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