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매월동 세하천 관리 부실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매월동에서 시작해 벽진동 서창천으로 합류하는 세하천은 총길이 2.06㎞, 유역 면적 3.02㎢ 규모지만 별도의 하수관이 없어 정화되지 않는 오·폐수가 흘러들어 악취를 풍기고 있다. 이 곳은 2013년 환경부 주관 ‘도시 생태 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했고, 2016년 ‘우리 마을 도랑 살리기’를 통해 정비가 이뤄졌는데도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

주민들은 일상 생활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비가 드문드문한 봄·여름철에는 심각하다. 주변 상인도 가게 안까지 파고드는 역겨운 냄새로 영업 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선에 나서야 할 상황이나,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원성이 자자할 수 밖에 없다. 더 분통 터지는 것은 과거 정화 사업에 대한 관련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아서다. 서구는 뒤늦게 인근 상가와 가정의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황·갈색의 부유물, 거품이 떠다니며 검은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밑바닥부터 썩고 있는 것이다. 폐스티로폼, 비닐, 생활 폐기물 등이 쌓여 쓰레기 불법투기 금지라는 안내판을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극한호우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없어 수해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물론 세하천 뿐만 아닐 것이다. 비가 오지 않아서 걱정이고, 또 비가 와도 범람에 따른 홍수 등 재앙을 우려해야 한다. 갈수기 유량 문제라고 단순하게 봐선 안 된다.

지방분권 확대 차원에서 지방하천 관리 주체가 자치단체로 이관됐지만 예산과 관심 부족 등으로 정비가 소홀하기만 하다. 하천은 큰 물줄기인 국가하천과 지류·지천을 이루는 지방하천·소하천으로 나뉜다. 국가하천은 국가, 지방하천은 광역지자체, 소하천은 기초단체에 관리 권한이 있다. 지자체와 공무원의 방제 역량을 키워야 한다. 치수 정책의 일관성,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변화하는 기후 환경에 맞춰 지속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하는 실정이다. 중앙정부의 지원과 감독도 뒤따라야 한다.

광주 서구도 너무 안일했다.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책임있는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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