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가 대선 국면에서 지역을 편가르는 설익은 주장을 삼가주길 요청했다. 해남은 당장 착공 가능한 100만평 이상의 부지가 준비돼 있고 용수시설, 통신케이블, 국가 전력망이 적기 공급 가능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최근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해남에 AI 데이터센터 구축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물, 전기, 케이블 등 3대 요소를 다 갖춘 부산이 최적지”라며 맞받았다. 첫 TV토론회에서도 공방이 계속됐다.

김 지사는 일부 잘못된 내용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공개 발언까지 이례적이다. 미국 투자그룹 ‘스톡 팜 로드’(SFR) 자회사인 퍼힐스와 15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통해 세계 최대인 3GW 이상의 ‘AI 슈퍼클러스터 허브’를 조성한다는 구상에 영향이 미칠 수 있어서다. 실제론 해남 데이터센터는 한국전력이 공급하는 전기로, 5GW 태양광 집적화단지를 통해 재생에너지도 함께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지정돼 전기료 부담 완화 등의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해남 데이터센터가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더욱이 영남권이 언급되면서 지역주의 구도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전남도는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고 있으나 내심 못마땅하다. 김 지사가 직접 나선 것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식선거운동이 중반전에 접어들어 정당과 후보들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국민적 바람과 달리 경제 활성화와 서민 생활 안정, 트럼프 시대 통상·외교 불확실성 해소 등 정책 경쟁이 아닌 상호 비방 네거티브에 치우치는 모습이다. 상대방이 내건 공약에 대해서도 검증을 이유로 실현 불가능한 빈말임을 부각하고 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고발전도 날로 격화되는 중이다. 유권자로부터 한 표라도 더 얻어야 하는 선거라지만 포퓰리즘 공방에 주요 현안까지 휘둘리는 현실이다. 결코 있어선 안되는 일이다. 안타깝다.

정치인의 말, 약속은 가볍지 않다. 특히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는 더 그러하다. 이번에 전남도가 지역 편가르기라고 발끈한 사정을 족히 헤아리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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