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서울 경기와 그 외 지역들” 한국의 불균형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불균형은 단순한 지역 간 격차를 넘어서 우리나라 경제적 지속 가능성과 사회 통합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새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롭고 특단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 주요 대선후보들의 국가균형발전 공약을 살펴보니 이재명, 김문수 후보는 각각 균형발전정책을 제시했는데 이재명 후보의 공약이 훨씬 구체적이었다. 이준석 후보는 법인세 인상과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내놨는데 균형발전에 관계없고 헛다리짚는 공약이었다.

지난 시절의 행태들을 살펴보면 김문수 후보는 “균형발전은 공산당도 못하고 세계 어느 나라도 한 적이 없는…”이라며 균형발전에 대한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시했었다. 그 말조차 사실이 아니다. 세계 각국이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프랑스는 지방분권국가라는 것을 헌법에 명시하고, EU를 비롯한 각 국은 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서부대개발 전략으로 균형발전정책을 추진중이다. 시안은 중국 균형발전의 대표 사례로 중서부 첨단기술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발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낙후지역이었던 시안에 있을 정도다.

이재명 후보는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을 계승해 완성해 가겠다고 했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임기 내 건립이 대표적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새롭다.

이 정도만 봐도 누가 균형발전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차이가 잘 드러난다.

그러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법적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이전이라는 성과를 이룬 노무현 대통령도 충분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 재정 마련, 지속적인 집행력을 갖는 균형발전 행정기구를 만드는 일까지는 못했다. 그 이후 보수정부 때마다 균형발전은 후퇴했고 문재인정부는 실행력이 미흡했다.

새 정부가 직면한 과제는 영프로 성장으로 전락한 위기의 국가경제와 바닥난 국가재정을 회복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해서 균형발전을 국정의 우선순위로 두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대통령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부터 지난 20여 년이 넘게 균형발전 현장에서 일해 온 필자의 경험으로 보건데 우리의 경제성장과 균형발전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경제성장에는 내수활성화와 국제경쟁력강화를 통한 수출활로를 열어야 하는데 지역경제활성화는 내수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며 수도권 비용 상승 등 경제성 약화는 광대한 지방을 활용함으로써 보완된다. 사실 한국이 그리 크지 않고 반면에 교통은 좋아져 전국이 거의 두세 시간 내의 거리다. 지식정보화 통신 발전으로 전국 어디서나 일할 기반 격차도 크지 않다.

지방이 활성화돼야 효율성도 생산성도 높아지고 지방소멸이 극복되며 국민들의 주거생활 등 행복도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새 정부는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의 자립성과 혁신역량을 강화해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정책을 추진하길 주문한다.

특히 필자는 지난 대선 때부터 ‘지역활력’을 균형발전의 선도개념으로 제시해 왔다. 물리적 이전이나 재정 이전을 넘어, 지역이 자율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발전을 주도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성공을 보장할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우선 올해부터 정부는 지방매칭을 없애고 예산 자율 배정 몫을 늘리는 예산안을 짤 필요가 있다.

새정부는 바로 균형발전 비전과 역량을 갖춘 리더십을 만들어 바로 지방시대위 개편과 분권균형발전정책을 설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그 전에 먼저 우리 지방과 국민들은 균형발전 적임자를 뽑아서 지역 활성화의 길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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