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 친구의 과자를 뺏은 것도 모자라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10대가 학교폭력 징계처분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광주지법 행정1부(김정중 부장판사)는 A군 측이 광주시 서부교육지원청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징계처분취소 청구를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광주 한 중학교에 다니던 A군은 지난해 4월 서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출석정지 4일과 피해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금지, 특별교육 이수 6시간 처분 등을 받았다.

해당 처분이 내려진 학교폭력 사건은 B군이 2023년 6월 마트에서 과자를 훔치다 걸리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절도 사실을 알게 된 부모가 경위를 묻자 B군은 “A군의 괴롭힘 때문에 과자를 훔치게 됐다”고 말했다.

B군 측으로부터 피해 신고를 접수한 학교는 A군이 수차례 과자를 뺏어 먹고 어깨를 때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B군은 A군에 대한 공갈·폭행·재물손괴·강제추행·강요죄로 경찰 조사도 받은 후 광주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기도 했다.

수사 기관은 A군이 “과자를 가져오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거나 체육복 바지를 벗기는 등의 가혹 행위를 저질렀다고 봤다.

이를 바탕으로 서부교육지원청은 A군에 대해 교내봉사 3시간 등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B군 측이 지나치게 가벼운 조치라고 반발하며 행정심판을 청구하자 서부교육지원청은 처분 수위를 올렸다.

그러자 A군 측은 처분의 수위가 과하고 그 사유도 없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군 측은 “과자를 먹고 벌칙으로 B군을 때린 적은 있지만, 가져오지 않았다고 주먹질을 하진 않았다”며 “체육복 바지를 내린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군 외에도 다른 학생들의 진술 내용을 봤을 때 A군의 가해 행위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군은 일부 행위는 하지 않았기에 사과할 수 없고 B군의 거부로 화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는데 이는 화해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비춰 봤을 때 징계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