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역점 사업으로 해남군 솔라시도에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슈퍼클러스터 허브 사업의 본계약이 연기됐다. 우선협상권자인 투자그룹 스톡 팜 로드의 자회사인 퍼힐스가 이달 말 예정된 시한을 앞두고 자격 연장을 요청한 때문으로, 전남도가 이를 수용하면서 6개월 뒤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첫 단추 격인 부지 공급 계약이 불발돼 아쉬움이 크다.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퍼힐스는 세계 최대 3GW 규모의 데이터센터·ESS 구축과 관련, 선도 사업으로 100㎿급 투자를 제안했지만 현재 10억달러(1조4천억원) 정도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힐스는 당초 해남 산이면 구성지구 일원 120만평에 2028년까지 7조원, 2030년까지 8조원 등 총 1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을 비롯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을 검토하다 솔라시도를 낙점했다.

퍼힐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의 빅테크와 투자자들의 네트워크를 전남의 넓은 부지, 풍부한 전력과 용수, 우수한 인재, 지진 안정성 및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실현 등 최적 조건과 연결시켜 펀드레이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AI 슈퍼클러스터의 중추 시설인 데이터센터를 이용할 엔드 유저(End-user·최종 사용자)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남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일단 퍼힐스 측이 확고한 사업 추진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다. 이재명 정부의 전기료 할인, 규제 제로 등을 골자로 한 RE100 산단 특별법 추진, 차세대 전력망 구축 등 기업 친화적 재생에너지 정책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강력한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구성지구에는 미국 북버지니아의 2.5GW나 중국 베이징의 1.8GW를 능가하는 슈퍼 데이터 클러스터 허브를 중심으로 AI와 재생에너지, 첨단산업, 교육, 정주 인프라가 집약된 ‘AI 에너지 신도시’가 조성된다. 미래 첨단기업의 요람을 지향하는 솔라시도의 성패가 달렸다. 대전환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재도약과 글로벌 AI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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