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을 가장해 떠난 여행지에서 처자식을 살해한 40대에게 사회와 영구히 격리하는 형이 구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는 살인 및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지모(49)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지난 22일 열었다.

지씨는 지난 6월1일 오전 1시12분께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으로 차를 몰아 두 아들을 죽게 하고 부인을 숨지게 내버려 둔 혐의를 받는다.

생활고를 이유로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여 이번 범행을 저지른 지씨는 바다에 빠진 후 홀로 창문 밖으로 탈출해 목숨을 부지했다.

인부를 데리고 다니면서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던 지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직원들과 3천만원 상당의 임금 체불 문제를 겪었으며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2억원 정도 빚을 진 상태였다.

그러던 중 10년 가까이 조울증을 앓던 아내가 생을 이어가는 게 힘들다고 토로하자 지씨는 범행을 함께 계획했고 실행했다.

수사 기관 조사 당시 지씨는 함께 생을 마감하려 했으나 순간적인 공포심에 탈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식 재판에서 지씨는 이 같은 공소 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도 선처를 바라는 의견서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탄원서의 제출 경위를 물으며 지씨가 홀로 살아남게 된 경위를 심문했는데, 뚜렷한 답변이 나오지 않자 그를 질타하기도 했다.

증거조사 후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은 “비정하고 무책임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사유를 밝혔다.

최후 진술에서 지씨는 “아이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9일 오후 2시 지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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