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4(화)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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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수술 일정이 지연되기 일쑤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했으며, 치료 시기를 놓쳐 귀한 목숨을 잃는 사례까지 있었다. 사회·경제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치곤 상당했다. 전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2천명 증원’ 발표로 비롯됐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전공의 규모에 대해 예년 대비 76%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봤다. 문제는 서울 빅 5 대형병원으로 쏠림과 함께 비수도권의 충원율이 50-6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양극화가 더 심화됐다. 또 피부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 과’와 다르게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지역의료는 진공 상태에 가깝다.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수용할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119구급대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해소에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우세하다. 진정한 의미의 ‘복귀’라 할 수 없다. 뚱딴지 같은 소리일까 싶다.
전남지역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부족하다. 올해 각 지자체가 204명을 요청했음에도 71명 배치에 그쳤다. 충원율 34.8%다. 2020년 126.9%, 2021년 153.2%, 2022년 113.4%로 상회했다가 2023년 89.3%, 2024년 50.6%로 떨어졌고, 올해까지 3년 연속 감소세다. 저출산으로 인해 병역 자원이 줄고, 의대 여학생 비율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의정갈등도 영향을 미쳤다.
보건지소 순회 진료는 갈수록 확대되고 피로감은 누적되는 중이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등으로 대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지방 근무를 기피해 어려움이 따른다. 궁여지책이다. 전남도는 36개월인 공보의 복무 기간을 일반 병사 기준 18개월로 단축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5개년 국정과제로 ‘의대 없는 지역에 국립 의대 및 부속병원 신설’을 천명했다. 그런데 200만 전남 도민의 34년 염원이자 소망인 의대는 2030년 3월로 개교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전남도와 지역사회가 간절히 바라는 2027년 설립에는 응답이 없다. 이번에도 의료계의 동의가 관건일 듯 싶다. 이대로 가다간 ‘이 대통령 임기 내’로 수정돼야 할 판이다.
전남도와 목포대, 순천대는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의대 출범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새로운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담은 교명 선정 절차에 착수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얼마 전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윤석열과 배우자 김건희 씨를 석방하라는 공개적인 요구가 분출한 바 있다. “대통령의 의중은 어떤 국민도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 “수많은 국민은 여전히 탄핵이 정당치 않았다고 주장한다”면서.
내란 재판에 연속 불출석 중인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스스로를 변론했다. “호수 위에 비친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이 정치권을 다시 들쑤시고 있다. ‘윤(尹) 어게인’, 극우 정당화에 대한 우려가 더하고 있다.
의료대란 역시 전 정부가 남긴 유산 가운데 하나로 혼란 극복을 위해 긴 시간이 필요할까 싶다. 전공의들이 돌아왔으나 현장의 염려는 여전하다.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권익 보호를 위한 필요성에 따라 전국단위 조직인 노동조합이 공식 발족했다. 정당한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 만큼 사회적 책임도 나눠야 한다.
의정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사회재난은 진행형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문가 집단으로서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소통하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길 바란다. 새 정부와 의료계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통해 국립의대 신설을 포함해 지역별·과목별 인원을 속히 배정해야 한다.
지금 농어촌은 아우성이다. 전남에서 일하는 공보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최전선마저 무너지고 있다. 공공의료 위기가 본격화됐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다.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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