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물류창고 화재로 발생한 알루미늄 폐기물 처리 문제를 두고 관련 기관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6일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9월 발생한 광양항 물류창고 화재 이후 약 1만5천t의 알루미늄 폐기물이 한 달 넘게 방치됐다.

앞서 지난 9월13일 광양 도이동 한 물류창고에서 불이 나 1천500t의 폐기물이 불탔으며, 화재는 열흘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진화 이후에도 폐기물 더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재발화 위험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관리 기관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해당 물류창고와 관련해 인허가는 광양경제청이, 관리·감독은 여수광양항, 토지 소유권은 여수해수청이 각각 맡고 있다.

광양경제청은 지난 7월8일 여수해수청에 오는 2026년 1월8일까지 폐기물을 반출하라는 행정조치를 통보했다.

그러나 여수해수청은 토지 관리 권한이 이미 여수광양항에 위임돼 직접적인 처분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판 결과는 내년 1월께 나올 예정이며, 이에 따라 최종 처리 주체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여수해수청 관계자는 “폐기물관리법상 조치 명령의 우선순위가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고 말했으며, 여수광양항 관계자는 “행정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창고업자가 폐기물 반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가 우선 조치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전가했다.

이처럼 폐기물 처리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역사회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인근에 사는 주민 박모(33)씨는 “열흘 동안 불길이 이어질 때도 고통스러웠는데 두 달이 지나도록 폐기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며 “기관들이 책임만 미루는 사이 피해는 주민 몫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2일 열린 광양시의회 제34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서영배 의원은 “물류창고 화재 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3개 기관에 대한 광양시의 강력한 입장 표명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광양=양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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