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은 매일 점심에 짜장면을 무료로 드리는 거에요.”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신용동에 위치한 중식당 성심원에서는 조남욱 사장(60·사진)과 자원봉사자 한 명이 짜장면 준비에 한창이었다.

반죽과 소스, 고명 등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던 이들은 오전 11시40분께부터 가게 안으로 들어온 손님들이 “오늘이 그 날이 맞냐”고 묻자 “맞다”며 환한 미소로 응대했다.

이날은 조 사장이 지난 9월부터 매월 둘째 주 월요일마다 진행 중인 ‘1천원 짜장면 밥상의 날’의 3회차다.

평상시에 파는 것과 동일한 짜장면을 1천원에 제공하는 이날을 위해 조 사장은 “오전 7시부터 나와 준비했다”며 “1천원 짜장면 밥상 날에는 지인들이 한 분씩 와서 도와주신다”고 웃어 보였다.

점심 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행사 동안 팔린 짜장면은 40그릇이었지만, ‘모금액’은 4만원을 훌쩍 넘긴 6만9천원이었다. 이는 조 사장의 ‘후원’에 동참하려는 마음으로 1천원 이상을 지불한 손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심원 인근에서 복사집을 운영하는 김윤기(58)씨는 짜장면 2그릇에 2만원을 건네며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일에 동참할 기회를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1천원 짜장면 밥상의 날마다 조 사장의 선행과 손님들의 마음이 함께 담긴 모금액은 (사)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에 전달된다.

맑고 향기롭게 광주지부는 조 사장 등이 전한 모금액을 활용해 매주 월-금요일 장애인과 독거 노인, 청년 가장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배달한다.

이처럼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조 사장의 선행은 IMF 사태의 영향이 전국에 미친 1998년부터 시작됐다.

자녀들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한 짜장면 나눔 봉사를 시작으로 조 사장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중식당을 운영한 지난 27년간 인근 복지센터와 요양원, 고아원 등을 찾아 같은 활동을 이어왔다.

봉사 시기는 매번 조금씩 달랐지만, 꼭 지키고 있다는 건 자신의 생일인 4월6일과 연말이라고.

조 사장은 “광주에 내려왔던 2019년에는 다른 요식업을 했는데, 짜장면을 드시고 웃으시던 분들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아 봉사를 계속해 왔다”며 “1천원 짜장면 밥상은 꾸준히, 주체적으로 봉사를 하고 싶어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도 들고 행복해진다”며 “작은 일이지만 세상이 아직 따뜻하다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이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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