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곡동 골목형 상점가 상인회가 지난 10월25일 일곡제2근린공원에서 경품 나눔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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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이 겉보기엔 커 보이고 어려움도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루하루 버티며 영업을 이어가는 상인들이 대부분입니다. 단기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제도가 절실합니다.”

최근 찾은 광주 북구 일곡동 중심 상권은 프랜차이즈, 음식점, 카페 등 1천여 개의 점포가 밀집한 북구 최대 상권이다.

광주 일곡지구는 1980년대 후반 도심 과밀을 해소하고 늘어나는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조성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다. 이후 1990년대 중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북구 대표 신도시이자 핵심 주거지로 자리 잡았고 인구 증가에 따라 상권도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특히 지난해 일곡동 골목형 상인회에 등록된 점포는 397곳에서 올해 597곳으로 늘었으며 골목형 상점가까지 포함하면 1지역부터 11지역까지 약 1천여 개 점포가 형성돼 있다.

이날 일곡 상권을 둘러본 결과 점포 신축과 리모델링이 이어지며 외형적으로는 활기를 띠는 모습이지만, 이면에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정부 지원 축소로 상인들의 어려움이 더 깊어지고 있었다.

올해 북구 최초로 ‘전지역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지역’으로 지정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온누리상품권 선할인을 폐지하면서 상인들이 느끼는 실질적 혜택은 크게 줄었다.

나성진 일곡동 골목형 상점가 상인회장은 “정부 정책이 자주 바뀌다 보니 상권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선거철이 다가오면 더 불안해진다”며 “북구머니 할인율이 한때 18%까지 늘었어도 일시적인 조치일 뿐, 상권 전체를 안정시킬 지속성 있는 정책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인회장 대부분은 소상공인이다 보니 본업과 가게 운영에 더해 행정 업무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다”며 “간담회나 회의 참석도 시간이 안 돼 어렵고 부족한 인력 탓에 공모사업 준비는 더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침체도 상권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나 회장은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인테리어·소매업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코로나 시기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는 상인도 있다”며 “일곡지구는 전남대 후문 등과 비교하면 공실률은 낮지만 최근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상인회는 매년 주민 참여 경품행사 등 자체 행사를 열며 상권 활력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상인회 운영의 구조적 한계가 여전하다.

나 회장은 “지난 10월 행사에도 1천명 넘게 몰릴 정도로 수요는 충분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행정 지원은 없다. 정부의 시장매니저 제도도 1년짜리 단기 사업이라 지속성이 없어 안타깝다”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상인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소 인력을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수십 개에 이르지만, 본업과 행정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상인회로선 단체 카톡이나 밴드에 일정 공유하는 정도가 한계”라며 “공모사업도 화재보험 가입률, 온누리 비율, 누락 점포 정비 등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행정 부담이 매년 누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전통시장법과 골목형 상점가 법을 나누고 정부·시·지자체가 통합된 일괄 정책으로 자영업자가 버틸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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