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례 민주평통 광주동구협 여성위원장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주동구협의회 출범식 현장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책임’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위촉장을 받는 순간의 무게는 매번 같지 않다. 오랜 시간 민주평통과 함께 하며 많은 변화를 겪어왔지만, 변하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민주평통의 존재 이유는 곧 ‘국민의 목소리’에 있다. 그 목소리를 국가에 올리고, 정책의 방향을 국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맡은 본분이다.

행사장에 모인 76명의 자문위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한마디씩 다짐을 전했다. 서로의 짧은 발언 속에는 지역을 향한 애정, 구구로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평화를 향한 기대가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민주평통 활동이 단순한 자문을 넘어, 지역사회와 국가를 이어주는 ‘작은 다리’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돌이켜보면 민주평통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국민이 원하는 평화인가? 어떤 정책이 주민들에게 체감되는 변화를 이어지는가? 그 답은 회의실 밖, 생활의 현장에서 찾게 된다.

시장 골목에서 만난 상인 한마디가 정책의 단초가 되기도 하고, 청년들의 짧은 문득 속에서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이 또렷하게 들리기도 한다. 바로 그 국민의 목소리가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 힘이다.

광주 동구는 작지만 깊은 이야기가 살아 있는 지역이다. 도시재생, 교육의 격차, 교통망, 청년 인구 이동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이곳에는 서로를 보듬는 공동체의 온기가 있다. 이것은 지역사회가 가진 가장 강한 자산이며, 평화통일 정책이 지역에서부터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이다.

지역의 일상 속에서 발견한 지혜와 연대의 힘이 국가의 거대한 정책 방향과 만날 때, 비로소 민주평통의 역할은 ‘현실’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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