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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남송(南宋)의 무문혜개(無門慧開) 선사가 쓴 무문관(無門關)에서 비롯된 말로 “도(道)를 닦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옳은 길을 찾기는 어렵다.”는 뜻을 지녔지만 점차 ‘정도(正道)를 걷는 사람에게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된 말이다.
훗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휘호로 즐겨로 썼고 그가 유신독재에 맞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외치면서 민주화 투쟁에 극복하지 못할 난관은 없다는 불굴의 투쟁을 상징하는 언어로 인식되기도 했다.
필자가 참으로 무더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점차 추색(秋色)이 완연해져 가는 때에 대도무문의 정치를 화두로 삼는 데에는 많은 국민들이 지금의 정치에 대해 무언가 답답해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특수 등 기업들의 노력에 나라 곳간은 넉넉해지고 대통령 또한 동분서주하며 열심히 하는데도 국민들이 어딘가 불편해 하는 반응을 보이면서 국정 지지율이 30% 중반까지 떨어지고 있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그 원인을 한두 가지로 진단할 수 있겠는가만 필자는 국민들이 국정 책임자들의 모습에서 대도(大道)를 걷는 큰 정치인의 얼굴을 찾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시대도 많이 흘렀고 정치현실도 많이 변했지만 적어도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 정파(政派)를 떠나서 국가의 기강을 잡는 권위와 함께 모든 국민을 따뜻하게 보듬고 나가는 아버지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 돼야 한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국민들의 눈에 대통령의 존재가 저녁 술에 취해 출근이 늦어진다거나 심어지는 매관매직도 마다하지 않는 시정(市井)의 부패분자와 다름없게 비춰지게 됐고, 특정 정당과 정파의 우두머리로 분쟁의 중심에 있는 정치인 가운데 하나로 인식됐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어찌 국민들의 입에서 대통령의 이름이 술상 위의 안주처럼 튀어나오고 그것도 모자라 온갖 멸칭으로 불리워질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정치인의 값어치가 너무 많이 떨어진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민들의 눈에 한 나라의 장관과 국회의원이 존경이 대상이 아니라 언제 감옥에 들어갈지 모르는 부패분자이거나 위험분자들 정도로 비춰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정치의 격(格)을 높여야 한다. 한 나라를 움직이는 힘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국민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대상이 될 때, 비로소 국정(國政)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기술이 될 수 없다. 오직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며 좋은 사람(人材)을 찾아 적재적소에 쓸 때만이 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은 가까이에만 있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오히려 좋은 사람은 권력을 멀리하고 나서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법이다. 여기에서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물론 권력자에게는 어려움을 함께 헤쳐 온 정치적 동지가 가장 편안할 수도 있고 믿을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투쟁했던 때와 권력을 장악해 국정을 이끌게 된 때는 달라야 한다.
지금 민주당 사람들이 사표(師表)로 삼는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첫 비서실장으로 민정당 정권에서 일했던 경상도 출신 김중위 씨를 발탁해 대통령의 국정 목표가 어디에 있는가를 확실히 보여 줬다.
야당은(野黨)은 반대당(Opposition Party)이라는 원래의 이름이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정부·여당을 감시하고 시비(是非)하는 것을 그 본분으로 하는 정치집단이다. 물론 여기에도 최소한의 금도(禁度)가 있는 것이며, 많은 국민들이 국민의힘의 모습이 이러한 금도에서 상당히 벗어나고 있다고 보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집권여당, 그것도 국회에서 절대다수의 의석을 지니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정치의 품격이나 정치발전의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만약 김영삼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이라면 현재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아마도 ‘대도무문’을 믿고,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근본과 국리민복(國利民福)에 충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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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3 (화) 20: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