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5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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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시대정신은 옳고 그름이다
김희준
전 광주지검 차장검사
법무법인 LKB&Partners 대표변호사

  • 입력날짜 : 2019. 09.19. 18:59
최근 몇 달간 우리 사회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사퇴를 둘러싼 여·야간 격돌이 심화되고 언론에서 연일 관련기사를 봇물처럼 쏟아내면서 국민적 관심도 이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국 장관 반대와 찬성으로 국민여론은 극명하게 갈라지고 유시민, 공지영 등 사회적 저명인사들까지 이에 적극 가세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나름의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임명을 찬성하는 쪽은 조국 장관이 검찰 개혁 및 사법개혁의 적임자로서 그가 아니면 개혁이 불가능할 것처럼 강조하고, 반대하는 쪽은 장관을 하기에는 너무나 위선적이고 이중적이며 흠결이 많다면서 비난하고 있다.

찬성과 반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조국장관이 우리 편인지 아닌지 여부이다. 이에 따라 진보진영에서는 찬성하고 보수진영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즉 어느 진영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찬·반의견이 명확히 갈리는 것이다. 이는 진영논리에 따라 찬·반 의견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진영이면 무리해서라도 찬성논리를 만들어 내고 반대쪽이면 마찬가지로 무리해서라도 그럴듯한 반대논리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거지 주장과 논리가 판을 치고 구체적인 내용을 깊이 알기 어려운 국민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혼돈에 빠지게 된다. 각 진영에서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온갖 그럴듯한 말들로 국민들을 현혹시킨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실은 정권을 위한 제도변경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마치 진짜 개혁인 것처럼 호도되기도 한다. 국민들은 개혁이라는 말만 듣고 실제로 개혁인지 개악인지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 채 단어의 함정에 빠져 개혁인 것으로 착각하고 그에 동조하게 된다. 인터넷과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찬·반 양쪽으로 나누어져 댓글경쟁과 실시간 검색어 경쟁이 벌어지고 국민들은 그에 따라 극명하게 분열된다. 이로써 국론은 심각하게 갈라져 간다.

이러한 논리전쟁에서는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먼 오직 내편과 네편의 구분만이 존재하게 된다. 소모적인 논쟁은 심화되고 국민적 갈등은 갈수록 골이 깊어진다. 정치세력들은 이러한 국민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온갖 자극적인 표현과 행동으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내 세력만을 확장하는데 혈안이 된다.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행복증진에는 관심이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지지율을 상승시켜 다음 선거에서 당선에만 집중하게 된다. 여기에서 밀리면 차기선거에서 필패라는 강박관념이 극한의 대립양상으로 치닫게 한다. 이러한 비생산적인 논쟁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은 정체되고 퇴보하면서 국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고단해져 간다.

그런데 지금 시대도 이러한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내편이면 무조건 옹호하고 반대편이면 무조건 비난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현재는 이미 달성된 민주화 시대도 아니고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글로벌 경제전쟁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아 선진국으로 반드시 도약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중요한 시점이다. 여기에서 도태되면 대한민국은 다시 후진하여 장기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을 소진하고 기진맥진하게 만들 것인가? 지금의 시대정신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우리진영이라도 잘못되었으면 그것을 지적하여야 하고 아무리 반대편이라도 잘한 부분에 대하여는 기꺼이 칭찬하고 지지하여 주어야 한다.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이념 전쟁의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정책을 비교해보아도 진보와 보수는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리 진영이라는 이유로 온갖 궤변으로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저명인사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우리 편인지 아닌지에 따라 수시로 논리가 뒤바뀌는 것을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 사람들은 오직 우리 편만 있고 우리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국민을 위한 올바른 주장을 해야 한다. 각자에게는 시대적 소명이 있다. 그 소명을 다했으면 기꺼이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제대로 된 국가 운영을 위해서는 널리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선거 때의 캠프조직을 그대로 국정운영조직으로 가져가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그 사람들의 역사적 소명은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보수와 진보의 진영이 아니라 옳고 그름이다. 부디 이러한 정신으로 우리사회가 모두 합심하여 진짜 경쟁력을 갖춰 당당하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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