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0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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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석면 슬레이트 철거사업’ 중도 포기자 속출
지원액 대비 자부담 비용 커 해마다 사업포기 늘어
저소득층, 비용 마련 ‘막막’…“비효율적 사업” 지적

  • 입력날짜 : 2020. 02.16. 18:29
광주지역 지자체마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 피해를 막기 위해 노후 슬레이트 지붕 철거 지원사업을 펴고 있으나 해마다 중도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사업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사업 대상인 저소득층 가구의 자부담이 큰 데 따른 것이다.

16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노후주택 철거시 슬레이트에서 발생하는 석면 비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슬레이트 처리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슬레이트 처리 지원사업은 매년 1회 실시되며, 2-3월에 신청자를 모집한 뒤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진행된다.

자치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택 슬레이트 철거·처리는 최대 344만원, 비주택 슬레이트 철거·처리는 최대 172만원, 지붕개량은 최대 427만원 가량을 각각 지원한다.

문제는 사업에 참여한 뒤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붕 철거·개량비용이 지자체 지원금으로는 턱 없이 모자라 자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동구에서는 188가구가 신청해 이중 54가구가 포기했고, 서구는 231가구가 신청해 46가구가 포기했다. 남구는 327가구 신청·98가구 포기, 북구 415가구 신청·25가구 포기, 광산구 408가구 신청·101가구 포기 등으로 나타났다.

주민 유모(52)씨는 “사업선정 우선순위 대부분은 소외·취약계층으로, 자부담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며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을 우선 지원대상자로 선정해놓고, 일부 비용만 지원하는 얼토당토 않는 사업에 신청마저 꺼려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65)씨는 “자치구에서는 매년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지만 그만큼 중도포기도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을 것이 아니라 면적과 규모에 비례한 가격을 측정해 한도 내에서 알맞은 비용으로 활용돼야 할 것 아니냐, 지붕만 철거하고 개량비용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자치구에서는 지난해부터 고가의 지붕개량 비용도 지원하고 있지만 고작 6가구(남구 2가구·광산구 4가구)만 혜택을 받았을 뿐, 여전히 슬레이트 철거 지원사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슬레이트 건축물 현황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구와 남구, 북구, 광산구 등 4개 자치구는 7년전인 지난 2013년 전수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한 것이 전부다. 동구만 유일하게 매년 슬레이트 건축물 현황을 확보하고 있다.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관내 건축물은 2013년 사업 추진과 함께 전수조사를 실시해 그 뒤로는 현황을 파악하지 않았다”며 “실제 슬레이트를 철거하고, 새 지붕을 공사하는데 드는 비용이 지원금보다 150만원 가량 많이 들다 보니 중도포기자가 생기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슬레이트에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이 8-14%가 함유돼 2004년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오래된 슬레이트일수록 바람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위험성이 크고, 장기간 노출될 경우 최소 15년에서 최대 40년의 잠복기를 걸쳐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등의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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