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0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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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고통, 정치인이라면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20. 02.19. 18:56
한 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19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0명이나 추가됐다. 코로나19 영남권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대구와 경북 확진자가 18명이 추가로 발생해 총 51명이 됐다.

걱정은 코로나19가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광주·전남 유행 우려도 크다. 어디에서 감염된 지도 정확히 모르고,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에 지역 사회와 보건당국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자체 역량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반 파견, 필요한 역학조사 및 의료 관련 인력 지원, 음압병실 확보 지원 등을 포함한 행·재정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리되면 2015년 5월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186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38명이 사망한 유사한 사태가 재연될 것 같아 걱정스러워진다. 사실 문제가 없어도 자발적인 자가 격리를 하고 있는 시민들이 부지기수다.

상황이 이리 되고보니, 올봄 우리나라 경제는 대위기에 봉착했다. 정부가 많은 대책을 쏟아붓고 있지만 각 정당들은 4·15총선에만 몰두한채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최근에 가본 대인시장 양동시장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행인들만 간간히 눈에 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공포에 회사마다 회식 자제령이 내려지고, 각종 모임·행사도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것이 다반사이고보니 북쩍이던 식당들도 한산하다.

개인들의 ‘외출 포비아’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도·소매업, 외식·숙박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입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소상공인 10명 중 9명은 매출 감소를 경험했으며, 그 중 절반은 매출이 5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들은 나와도 불안하고 장사도 안 되고 하니깐 차라리 두세달 문 닫았으면 좋겠다고들 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62개 지원센터에는 600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정부도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총 2천5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긴급 처방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체감도는 낮다.

필자의 한 지인은 97년 IMF 외환위기 직전부터 장사를 해왔는데 살다 살다 이런 모습은 처음 겪는다고 했다. 경영이 악화돼 기존 인력을 유지해야 할지,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하는 곳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각 부처는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상황인식을 갖고서 전례를 따지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당장 중국과 연계된 공급망과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게 돼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훨씬 큰 충격을 우리 경제에 줄 것이라고 보고 정책 총동원령을 내린 것이다.

우리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급감하고 있고, 관광·문화·여가 등 서비스 산업 분야의 타격도 심각한 상황에서 내수경기까지 꽁꽁 얼어붙어 견뎌내기 힘든 복합 타격을 받는다면 우리 국민이 받을 충격과 내상을 헤아리기 어렵다.

지금은 위기 상황이 분명하다. 정부는 모든 정책을 총동원해 비상경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정치권도 4월15일 치르는 21대 총선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국민적 관심에 상응하는 수준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다각도의 대책을 궁구하는 것은 정부와 의회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인 만큼 선거 논리에 휘둘려 자칫 보통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저버리지 말라.

이런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우습게 여기거나 섬기지 않는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국민은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특히 지난해 마무리하지 못한 민생·경제 법안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는 꼭 처리해야 한다. 위기에 빠진 국민에 대한 예의다.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쟁에 눈길이 가겠지만 ‘경제’에 주안점을 두고 비상경제 시국에 동참하기 바란다.

각 지역별로 애로사항을 잘 아는 국회의원들이 비상시국에 맞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정부와 상의해야 한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자영업에 이르기까지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답을 찾는 정치적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위기 탈출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감염을 차단하는데도 총력을 경주해야 하지만,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리는 일에도 총력을 다해야 한다.

정치란 왜 필요한가. 위기상황에서 국민이 생각 못한 지혜와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의 공포감을 상생의 기운으로 돌리는 것, 바로 정치인의 제일 중요한 덕목이다.

잠시 총선의 과열경쟁을 멈추고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보라. 그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정치하겠다고 나온 선량들이라면, 지금 이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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