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8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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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작가그룹 ‘욕구불만’ 12일까지 목포 구 성모요양병원서 ‘자기표현’전
“‘여성’ 아닌 ‘인간’으로서 자기표현 고민했죠”
목포 ‘괜찮아마을’ 프로젝트 참여한 청춘들 의기투합
스타트업 기업 ‘공장공장’ 지원, 폐건물이 전시장으로

  • 입력날짜 : 2020. 04.05. 17:47
여성 작업자 8명이 모인 그룹 ‘욕구불만’이 오는 12일까지 목포 구 성모요양병원에서 ‘자기표현’을 주제로 한 첫 전시를 연다. 사진은 ‘욕구불만’ 그룹 구성원들.
“당신이 욕구불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여성 작가 8명이 내놓았다. 직접 기획하고 꾸민 전시를 통해서다.

전시는 철거된 이후 오랫동안 방치해 놓은 옛 요양병원 건물에서 이뤄진다. 노출 콘크리트로 민낯이 드러난 전시장 속 콘텐츠들은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작가그룹 ‘욕구불만’이 오는 12일까지 목포 구 성모요양병원(영산로59번길 38-2)에서 ‘자기표현’을 주제로 한 전시를 연다.

‘욕구불만’은 80-90년대생 여성 작업자 8명으로 이뤄진 프로젝트 그룹이다. ‘각자 재미있게 사는 방식’을 고민하고, 공유하는 소규모 공동체다. 이들의 공통점은 놀랍게도 목포에 연고가 없는 타지 출생이라는 점.

“목포엔 저희 연령대가 관람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없어요. ‘전시’를 검색하면 오래된 화랑 몇 군데가 뜨는 게 전부죠. 20-30대가 즐기고 소통하는 공간에 대한 ‘갈망’을 담아 전시를 기획했어요. 팀 명을 ‘욕구불만’으로 지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죠.”

팀 구성은 지난해 목포에서 진행한 행안부 사업 ‘괜찮아마을’ 프로젝트의 참가자 2-3명이 시초가 됐다. ‘괜찮아마을’ 프로젝트는 목포와 인연이 없는 청년들이 목포의 빈 집에서 정착하고 살아가는 접점을 마련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목포로 생활권을 옮겨 온 청년들이 문화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한 첫 출발이 바로 ‘자기표현’전이다.

참여 작가들은 3-4개월 전부터 전시를 구성했고, 각자가 일상 속에서 느낀 자기표현 방식에 대해서 풀어내기로 했다.

기획 단계를 거치면서, ‘욕구불만’에 뜻을 같이하고 전시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을 모았다. ‘괜찮아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까지 모두 8명이 됐다.

장소는 스타트업 기업인 ‘공장공장’이 지원했다. 요양병원으로 사용되던 폐건물을 공장공장 측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기 전, 청년들에게 내어주기로 한 것.

“오랫동안 폐허로 방치돼 있던 공간이어서 청소는 물론이고, 전기 설비 등도 저희 손으로 직접 했어요. 전시 작품 운송, 설치는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도 참여 작가들이 직접 사비를 털어서 마련했죠. 포스터 제작과 배포, SNS 등을 활용한 홍보도요.”

젊은 작가들 답게 콘텐츠에도 개성이 넘친다. 여성으로서 살며 당연히 고민해 온 ‘페미니즘’부터 찰나의 순간들을 기록해 온 사진까지 전시장에 펼쳐져 있다.

“우리 시선에서 보이는 것들을 우리들만의 언어로 표출하고, 그걸 주제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여성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삶을 대하는 방식을 공유하려 했죠.”

박은혜 작가는 ‘페미니즘’에 대해 여성 9명에게 인터뷰 한 내용을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란 주제 아래 영상과 글로 담아낸다.

샐리 작가는 ‘프로젝트 무마일’이라는 인물 사진 작업을 한다. “여자가 좀 웃어야지”라는 편견어린 말을 듣고 자란 작가는 ‘웃지 않는 것은 자연스럽다’란 주제로, ‘무표정으로도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을 사진으로 풀어낸다.

‘뚜화책’이라는 타이틀로 동화를 쓰는 수연 작가는 살면서 느낀 지역차별, 성차별, 소외 등에 관해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전시한다. 전시에선 차별과 배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목포와 관련된 작품들도 있다. 문지수 작가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목포에 내려와 살면서 매일 일기처럼 기록해 둔 일상 속 편견에 관한 글을 ‘편견록’으로 담아냈으며, 이와 관련된 이미지 콜라주 회화 작업도 선보인다.

사진 촬영과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황달수 작가는 자신이 지난 3년간 자전거를 타고 촬영했던 목포의 밤 풍경을 공개한다. 일반 사진용지가 아닌, OHP필름으로 인쇄해 시각적인 신비로움을 준다.

“‘욕구불만’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목포에 청년들이 공감하고 즐길거리가 더욱 늘어났으면 해요. 전시 관람객들은 작업자들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전시를 보는 내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길 바랍니다.”

전시는 오는 12일까지 낮 12시-오후 8시 관람 가능.



그룹 ‘욕구불만’은 일상 속에서 느낀 자기표현 방식에 대해 작품으로 제작해 전시에 풀어냈다. 사진 위쪽부터 샐리 作 ‘프로젝트 무마일’, 김리오 作 ‘내가 그것을 느꼈을 때’, 황달수 作 ‘night cru(i)s(h)in’, 인애 作 ‘쓸모의 연대기’.

/목포=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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