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5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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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하귀드와 협죽도
퇴허자
광주대각사주지
제주퇴허자명상원장

  • 입력날짜 : 2020. 07.07. 19:06
우주 삼라만상에는 동양의 음양이론처럼 밝음과 어둠이 있는가하면 선악시비장단이 있으며 독(毒)과 약(藥)도 있다. 오늘 여기서 얘기하려고 하는 ‘자이언트 하귀드(큰멧돼지풀)와 협죽도(夾竹桃·유도화)’는 그 생김새와는 달리 맹독성을 가진 식물들이여서 가까이 하기에는 머나먼 당신(?)이라고나 해야 할 것이다.

‘자이언트 하귀드’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주요서식지가 유럽과 미국, 캐나다이며 조금만 피부에 스쳐도 식물관성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식물이다. 키는 약 5-6m 정도 자라기 때문에 장신이어서 ‘자이언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 같고 ‘퓨라노쿠머린’이라는 맹독이 꽃과 잎과 줄기의 수액속에 내포되어 인체에 닿으면 자외선에 대한 피부 보호능력이 상실되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심한 피부화상처럼 되거나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식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꽃모양이 마치 흰 눈을 맞은 듯이 하얗고 예뻐서 가까이 다가가 만지고 싶은 충동이 들기 십상이어서 경계가 필요하다.

또한 ‘협죽도’는 7월이면 한창 피기 시작하는데 우리 명상원에도 제법 큰 나무가 두 그루나 자리 잡고 있다. 제주공항 가는 길에도 꽤 많은 협죽도들이 핑크빛 위용을 드러내고 있어서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협죽도는 자이언트와 달리 풀꽃이 아니라 복숭아처럼 다년생 나무에 속하며 붉은 꽃이나 잎이 복숭아나무를 닮아서 ‘협죽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 같다. 일명 ‘유도화(柳桃花)’라고도 불려지는 ‘협죽도’는 원산지가 북미지역과 동·서남아시아이며 상록활엽관목으로 약 3-4m 자라며 내한성이 약해 주로 제주와 같은 남부지방에 서식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협죽도’ 역시 뿌리와 잎, 줄기에 청산가리의 6천배에 달하는 ‘네리안틴’이라는 맹독성이 숨겨 있어서 인체에 접촉이 되면 현기증, 심장마비, 구토, 설사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데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제주는 독특한 제주어와 더불어 청정한 환경을 높이 평가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재에 등재된 명예로운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는 마당에 맹독성 ‘자이언트 하귀드’와 ‘협죽도’같은 위험군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표리부동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성산읍 신풍리 하천주변에도 심심치 않게 ‘자이언트 하귀드’와 ‘협죽도’가 눈에 띈다. 나 역시 수일 내에 우리 정원에서 ‘협죽도’를 추방하겠지만 관계당국에서도 적절한 대책을 세워 무엇보다 생명의 존엄성을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누군가 말했듯이 “지금 알고 있는 것, 그땐 왜 몰랐던가?”라고 백번을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격이다. 세상에는 ‘중요한 일’과 ‘시급한 일’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중요한 일보다 시급한 일에 매달린다. 그러나 인간생명에 관한 건강이나 안전에 대한 문제는 시급한 일을 넘어서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아니하면 심판이 ‘스트라이크!’ 선언 후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타자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세상을 지혜롭게 정리정돈하며 산다는 것 물론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일에 두서가 없고 중요한 일, 곧 반드시 해야 할 일인 필사(必事)를 뒤로 미루게 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암담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는 조상들의 덕분에 농경사회(農耕社會)를 체험함으로써 철에 따라 씨 뿌리고 가꾸고 거두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많은 수확을 얻을지 자연을 통해 우주의 질서와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농자천하대본(農者天下大本)이라 했듯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요즘처럼 뜻 밖에 코로나19와 같은 인류사회의 대재앙이 닥쳐올지라도 우리가 각자 처한 자리에서 우리의 마땅히 해야 할 자신의 몫을 다 한다면 삼재팔란(三災八難)인들 지나가지 않을 리 없다.

그것을 일찍이 농경문화를 통해서 피땀 흘려 학습해 왔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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