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4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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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원 어떻게 가꿔야 하나](13)광주 시민회관 청년사업의 방향
지역민 추억·애환 가득…청년 힘으로 미래 잇는다
1971년 건립…·광주 첫 공공복합문화시설 자리매김
자연 순응한 설계…장소·역사 가치 높은 근대 건축물
철거 위기 딛고 청년 로컬브랜드 창업공간으로 재탄생

  • 입력날짜 : 2020. 11.29. 19:21
시민들에게 사랑과 애틋한 추억이 깃든 장소인 광주공원 내 시민회관은 현재 새로운 공간 기획과 리노베이션을 거쳐 광주의 로컬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청년 창업공간으로 탈바꿈했다./김영근 기자
광주공원 중심에 있는 광주 시민회관. 그 옛날 누군가에게는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이었고, 또 다른 이에게는 백년가약을 맺는 뜻깊은 장소이기도 했다.

광주 시민회관은 시민들과 동고동락하며, 호남지역에서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세월의 흐름 앞에 시민회관은 한차례 철거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현재는 새로운 공간 기획과 리노베이션을 거쳐 광주의 로컬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청년 창업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반세기의 시간 동안 시민의 활력소였던 시민회관은 이제 청년의 힘으로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1971년 광주공원에 들어선 시민회관은 올해로 건립된 지 꼭 50년을 맞았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합창단의 공연 등 문화 행사를 즐겼고, 300여 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치렀으며, 어린이들은 만화영화 감상을 할 수 있는 등 호남에서 유일한 공공복합 문화시설이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국경일 기념행사 등 주요 공식 행사도 열렸고, 시민들의 특별한 이벤트가 늘 펼쳐지던 곳이었다.

시민회관은 건립 당시 전남대 임영배 교수에 의해 설계됐다고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기 신사가 들어섰다가 해방 이후 현충탑이 자리하게 됐고, 4·19의거 기념비도 남아있는 등 다사다난한 역사 현장이라는 상징성을 놓고 건축가는 당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건축이 완료된 시민회관은 시각적으로 편안한 곡선의 파사드와 원형창, 자연에 순응하는 높이를 자랑한다. 현재에 이르러서도 심미적, 기능적으로 뛰어난 근대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한국건축상 본상을 거머쥐는 영예도 안았을 정도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시에도 광주를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였기에 시민군이 편성되고, 그 훈련이 이뤄지는 등 집행부의 모임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했다. 오월 광주정신이 발현됐기 때문에 시민회관의 역사적 가치를 더욱 높였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2010년 철거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당시 안전 점검에서 철거 방침이 떨어진 것. 더욱이 옛 구동체육관 자리에는 빛고을시민문화회관과 빛고을아트스페이스가, 옛 전남도청 인근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현대식 문화공간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현대식 시설로 향했고, 시민회관은 존폐 기로에까지 서게 됐다.

이때 지역의 교수들과 건축가 등 전문가들은 시민회관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의미에 대해 알리는 등 철거를 막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다. 가까스로 보전된 시민회관은 2011년 김광수 건축가에 의해 재해석돼 야외무대와 실내 소극장 등이 함께 계획되고, 대강당의 철골 틀이 남아있는 형태로 개보수됐다.

그런데도 시민회관의 활용계획은 명확하지 않아 일부 공간은 사실상 비어 방치되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는 행정안전부의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에 지원해 선정되면서, 시민회관이 가진 공간만의 특성과 가치에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창업콘텐츠를 발굴할 기회를 얻게 됐다. 시민회관이 가지고 있는 공간 특성을 살려 지역의 재생 거점으로서 청년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를 꾀한 것이다.

로컬콘텐츠를 통한 창업이었던 만큼 전문가와 시민사회, 언론 등이 참여하는 ‘광주 시민회관 활용 시민추진협의회’라는 민간협의체도 구성돼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와 별개로 청년네트워크도 운영돼 공연·전시 창작자, 음식·공예 창업자 등 다양한 실행 주체가 시민회관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시민에 의해 다시 새로운 옷을 입게 된 시민회관은 공간의 이해와 지역에 대한 비전, 창업계획 등이 수반됐다.

앞서 광주시는 청년들의 창업 인큐베이터로 재생하는 공공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위탁을 맡은 도시문화집단CS는 시민회관을 기반으로 청년들의 창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개 청년창업팀을 선정해 청년 창업 복합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이들은 도심의 숲이라는 뜻과 건립연도인 1971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FoRest971’을 개발, 시민들의 문화쉼터로 다가가고 있다.

마침내 시민회관은 지난 5월30일 청년 창업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1층에는 카페와 베이커리, 꽃집 등이 자리했다. 2층에는 각종 교육과 영화 상영이 가능한 교육장과 전시관이 있다. 3층은 청년창업자의 사무공간으로 변모했다.

광주시민의 애환과 추억이 깃든 장소가 이제는 청년 창업을 꿈꾸는 로컬브랜드 개발의 재생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정성구 도시문화집단CS 대표는 “쇠퇴한 도시에서 지역주민에게 익숙한 역사적 건축공간이나 자연환경이 문화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이는 곧 도시의 재생과 지역 정체성 구축으로 이어졌을 때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향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FoRest971이 지역성에 바탕을 둔 공간재생을 활용한 창업모델인 만큼 시민회관과 광주공원이 다시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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