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23일은 세계기상의 날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950년 탄생한다. 우리나라는 1956년 2월15일 68번째로 가입, 2007년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된다. 2020년 2월26일부터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통해 공공기관 기상관측자료를 볼 수 있다.

첨성대와 측우기로 통한 우리 기상기관은 조선시대 관상감, 대한제국 농상공부, 1949년 문교부, 1962년 교통부, 1967·1998년 과학기술처·부, 2008년 환경부에 속해왔다. 운암동 광주기상청은 호남지역을 관할하는 곳으로 광주에만 기획운영·예보·관측·기후서비과로 나눠 김금란 청장을 비롯해 57명이 근무하고 있다.

운암동 광주지방기상청 전경(향토지리연구소,2022).

기상(Weather)은 지역·시간의 날씨 현상이다. 기후(Climate)는 날씨의 장기간 평균값을 말한다. 1981-2010년 기후표에 따르면 광주는 평균기온은 13.8℃, 최한(1)월 0.6℃, 최난(8)월 26.2℃다. 연강수량은 1390.1㎜로 7월 308.9㎜, 12월 33.5㎜다. 쾨펜기후구 분류로는 온대하계다우기후(Cw)이다.

조선왕조실록 검색결과 광주는 1405년부터 1895년까지 천둥·번개·벼락·강풍·폭우재해 15회, 1502년 7월13일부터 1681년 4월2일까지 지진 9회, 1530년 5월15일 포함 우박 3회, 1661년 8월26일 무등산 비롯 눈 4회, 1455년 5월2일 이후 서리 3회, 1592년 12월12일과 함께 무지개 2회, 1522년 2월14일 흙비가 내렸다. 40여 기록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관측장비와 예보구역도 중 광주시 주변(호남기상기후역사,2018).

올 11월 25일 해가 뜨기 전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더니 진시에야 흩어졌다. 햇빛이 비치자 무지개가 셋이 나누어 섰다. 서북변은 베 한 폭 정도 길이, 남쪽은 두 폭 길이였다. 하늘을 가로질러 있다가 한참 뒤에야 사라졌다(1548년 12월15일).

지난 9월 사이에 못물이 적색으로 변한 것이 10일 간이었다. 물고기와 새우가 모두 물위에 떠서 죽었다(1588년 11월17일). 무등산이 무너져 내려 산 아래에 있는 민가 수백여 호가 모두 떠내려갔고, 평지는 물바다가 되었다(1622년 9월23일). 무등산에 눈이 내렸다(1661년 8월26일).

전라30고을에 지진발생, 광주가 더욱 심했다. 집이 흔들려 무너질 듯했다. 담장이 무너졌으며 지붕의 기와가 떨어졌다. 말과 소가 제대로 서 있지 못했다. 길가는 사람이 다리를 가누지 못해 놀라고 겨를이 없는 가운데 엎어지지 않는 자가 없었다(1670년 9월17일).

읍에 큰물이 졌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31명, 떠내려갔거나 무너진 민가가 2천553호, 유실 무덤이 38개, 모래에 덮이고 포락된 논밭이 3천353결26부7속이다(1895년 10월22일).

1917년 판 ‘광주지방사정’에 광주군 기후란에 겨울 삼한사온 언급과 함께 1916년 기상관측자료가 보인다. 지금까지는 광주최초 월별 기온, 강수·증발량, 풍향, 습도 기록이다. 임동 광주종묘장 측정값은 연평균기온 13.5℃, 연강수량 2,115.5㎜, 습도 74%이다.

1월 기온은 평균 2.6℃, 최저 4.8℃이며, 8월 기온은 평균 26.9℃, 최고 30.9℃다. 강수량은 6월 554.2㎜, 3월 4.3㎜다. 주된 풍향은 1·12월 북·북서풍, 7월 남·남서풍, 8월 북동·남풍, 2·6월 동풍, 3·11월 북풍, 4·5월 남·북풍, 9월 북·북동풍, 10월 북·북동풍이다.

1937년 나온 ‘부세일반’에는 1935·36년 기상개황·월별천기일수·풍향과 함께 평균기온 12.4℃와 12.3℃ 강수총량 749.6㎜와 1465.1㎜가 보인다. 쾌청일수는 10·3·11월 20·13·12일이다. 강수일수는 8·7·1월 25·19·15일이다.

광주최초 정식 기상관측소는 1938년 극락면 치평리 군비행장 남쪽에 145㎡크기로 설치된다. ‘호남기상기후역사’는 광주측후소가 8월 개소하고, 10월 관측개시라 했다. 11월15일자 동아일보는 14일 광주관측소가 준공돼 항공기상·천기예보·기상특보·폭풍우경보 업무를 맡는다고 보도했다. 국가기록원에 신축공사설계도와 1931-1960년 기후평년값이 보관돼 있다.

1970년대 서동 중앙관상대 광주지소(광주기상청70년사,2008).

광복 직후 양동 5-31번지, 현 닭전머리시장 주차장터에 측후소가 선다. 1960년 초 서동 115번지로 이전한다. 1915년 광주학교조합터 825평은 분묘지였다. 1951년 남동 101번지 황규복, 1958년 광주시 소유가 된다. 대성초교와 광주공원사이 해발고도 70.9m터다. 1970년 중앙관상대 광주지소 승격, 1977년 지진계 설치, 1982년 광주지방기상대가 된다.

현 기상청터 운암동 32-24번지는 1992년 5월부터다. 1921년 임야대장에 운암동 산1-1번지 4정9천100보는 광주이씨 천서외 2인 소유지다. 동측 봉림산(86.7m) 신용산공원터, 신안동 산8번지도 광산이씨 터다. 1990년 묘지이전 때 광산탁씨 시조 지엽의 회격묘가 발견된다.

현재 광주기상관측지점은 서암대로 71, 해발고도 70.28m 광주지방기상청 포함 7개소가 운영 중이다. 동구 무등산·조선대 관측소는 용연동 산354-4번지 광주방송국 무등산송신소 해발 911.53m와 학동668번지 간호대 뒤편 태양광발전시범단지 해발 110.87m에 있다.

무등산 관측소 광주방송국송신소(기상자료개방포털,2022).

서구 풍암 관측소는 20번지 풍암생활체육공원 내 해발 64.98m, 광주 남구 관측소는 노대동 597번지 빛고을CC주차장입구 해발 73.11m, 북구 과기원 관측소는 오룡동 1번지 광주과학기술원 창업보육생산동 앞 해발 30.59m, 광산 관측소는 용곡동 423-2번지 농업기술센터 해발 30.35m 자리한다.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광주기상청 위치별 자료를 추출했다. 치평(1939-1945년) 평균기온과 강수량은 12.2℃와 1천155.77㎜, 양동(1946-1959년) 12.96℃와 1천256.56㎜, 서동(1960-1991년) 13.24℃와 1천354.3㎜, 운암동(1992-2001년) 14.18℃와 1천374.75㎜다. 4개소(1940-2021년) 평균기온·강수량은 13.46℃·1천321.4㎜다.

광주극값도 살폈다. 1940년 이후 일최저기온 1943년 1월5일 19.4℃ 일최고기온 1994년 7월19일과 2018년 8월15일 38.5℃(풍암지점 38.7℃)다. 일최다강수량 1989년 7월25일 335.6mm, 최심신적설량 2005년 12월21일 35.2㎝다. 연강수량은 1995년 764.4㎜, 2020년 2천27㎜이다.

지난해 광주·전남의 연평균기온은 14.8℃로 기후값 평균을 산출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광주 벚꽃은 1939년 관측 이래 82년 만에 가장 빨리 피기도 했다. 광주도 아열대기후에 속한 날이 멀지 않았고, 도심열섬현상도 심화일로다. 기후위기 극복은 시민일상에 달려있다.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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