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일)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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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주 남구 장애인 합창단 지휘를 맡은 주국전씨가 그 주인공이다.
문성중·고등학교에서 32년간 음악을 가르친 주 지휘자는 학생들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선사했던 정겨운 선생님이었다. 당시 교직과 더불어 동구 합창단과 광주 교사 합창단, 광주교원윈드오케스트라에서 지역사회 예술인들과 함께했다.
장애인 합창단에 뛰어들게 된 데는 오영순 남구의회 의원의 역할이 컸다. 지역사회 음악단과 함께하고 있던 주 지휘자에게 오 의원은 장애인과 함께하는 예술단을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이에 함께하게 됐다.
선생님이자 단장으로 살았던 그는 지난해 8월, 정년 퇴임을 1년 앞두고 30여년간 몸담았던 학교에서 퇴직했다.
주 지휘자는 “오랫동안 함께했던 학교를 떠나던 순간을 떠올리면 만감이 교차한다. 당시 학교 수업과 장애인 합창단 지휘를 함께 맡는 게 어려울 거라 판단했고 장애인 합창단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퇴직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합창단은 20대 초반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에는 합창단, 금요일엔 합주단의 연습으로 남구 장애인 복지관에서는 천상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주 지휘자는 올해 3월부터 재즈 관련 학과 대학원에 진학 중이다. 그는 “내가 배운 것들을 장애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악기나 노래를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들은 남구민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오디션을 통해 함께할 수 있다”며 합창단 참여를 독려했다.
한명 한명 모두 소중하고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단언하는 주 지휘자에게도 유독 기억에 남는 단원이 있다.
주 지휘자는 “합창단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정신지체를 가진 27살 청년이 있다. 지체 장애로 연습 중에 힘들어하기도 했는데 음악과 함께하면서 조금씩 증상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나중에는 연주회에서 독창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고 뿌듯함을 나타냈다.
합창단을 꾸려가는 일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주 지휘자는 “장애인과 함께 합창단을 구성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걱정도 많이 했다. 발성부터 이론까지 기본 교육부터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럼에도 합창단을 꾸려갈 수 있었던 것은 완성도보다 과정에 의의를 뒀기 때문이다.
합창단은 장애인에게는 자존감을 세워주고 장애인 지도자에게는 보람과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화합의 장이 된다.
주 지휘자는 “지난해 11월에 남구 문화예술단체 연주회를 통해 첫 공식 연주회를 가졌고 이후 많은 단체에서 초청을 받아 본격적으로 공연을 다니게 됐다”며 자랑스레 말했다.
올해 합창단의 목표는 정기 연주회와 문화예술제 발표회 개최다. 또 기타 초청음악회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주 지휘자는 “장애인들을 보면 그동안 내가 참 이기적으로 살아왔다는 생각과 함께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많은 감정이 든다. 비장애인이 살아가는데도 분명 불편함이 존재하는데 장애를 가진 이들이 살아가기엔 더욱 쉽지 않은 세상일 것”이라며 “우리는 언젠가 죽기 전까지 한번은 장애를 겪게 된다고 생각한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에 더욱 애정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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