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4시께 광주 남구 D여고 앞 폐건물에서 자살 소동이 벌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광주시 119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독자 제공

광주 남구에 40여년 동안 방치된 폐건물이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와 범죄 장소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나 관할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인근 주민들이 이같은 행위를 목격하고 관리주체인 남구청과 경찰서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조치 없이 ‘나 몰라라’하는 태도로 일관해 눈총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19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주월동 D여고 앞에 위치한 지상 12층, 연면적 6천890㎡ 규모의 한 폐건물은 종합병원 용도로 지난 1982년 착공됐지만 건설이 중단되면서 40년째 미완공된 채 방치돼 있다.

문제는 이처럼 해당 건물이 수십년째 관리가 안 되면서 청소년들의 우범지대 등 범죄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이곳에서 각종 일탈 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오후 4시13분께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친누나의 신고를 접수받고 폐건물로 출동한 119소방대원들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20대 A씨를 조선대병원으로 이송조치했다.

또 이날 오후 9시30분께는 담력시험을 하기 위해 이곳 폐건물에 들어간 중학생 6명과 고교생 5명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되면서 집으로 귀가조치 됐다.

이들은 인터넷 방송 BJ들의 폐건물 담력시험을 모방해 판넬과 폴리스라인을 넘어 건물 내부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곳에 출동한 효덕지구대 관계자는 ‘이곳 폐건물에 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무더기로 들어갔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한 결과 중학생과 고등학생 총 11명을 귀가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근 주민들은 해당 건물이 일탈 장소로 전락해 혹여나 범죄가 발생하지 않을까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학생 등의 일탈 행위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주민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인근 주민 B씨는 “폐건물 입구가 제대로 막혀 있지 않아 출입이 용이하고 청소년들이 수시로 들어가서 흡연을 하는 등 비행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폐건물에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매번 구청에 민원을 접수했지만 후속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사건이 일어난 후에야 출동하는 우스운 꼴이 지속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남구 건축과 관계자는 “이곳 건물의 경우 개인 사유지다 보니 구청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면서“지난 2019년에는 학생들의 일탈 행위 등의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방범 CCTV를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 건물은 개발사 소유로 경매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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