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가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지지자들과 함께 박수 치고 있다./연합뉴스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자의 민선 8기 광주시정 방향은 선거 슬로건으로 내건 당당하게 빠르게 ‘새로운 광주시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 진척을 보지 못했던 각종 현안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 당선자는 새로운 광주시대의 성공을 위해 빠른 추진력과 정무적 리더십을 강조하며 수년째 답보 상태인 어등산 개발 문제와 전남방직 터, 지산IC 등에 대해 임기 시작 6개월 안인 올해 말까지 답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수십 년간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군공항 이전 문제는 임기 4년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당선자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광주시대’의 핵심은 ‘광주신(新)경제지도’ 완성이다. 산업을 키우고 광주를 재미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신경제지구와 신활력특구 5+5’ 전략을 공약했다.

5대 신경제지구는 5개 자치구의 특성을 살렸다. ‘첨단의료·문화산업 동구’는 스마트 의료서비스 실증사업 추진, 첨단 의료·헬스케어 기반 구축, 광주-화순 전남대병원 급행 교통 체계 구축을 담고 있다. ‘마이스·환경산업 서구’는 스포츠 마이스 융합지구 조성, 마이스산업 생태계 기반 강화, 환경산업 특화 연구밸리 조성 등이다. ‘차세대 배터리·스마트 그리드 남구’는 효천-대촌-혁신도시간 급행 교통 체계 구축, 차세대 배터리 기업 유치,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조성한다. ‘반도체·AI 북구’는 반도체 특화생산단지 조성, AI 집적단지 고도화 사업 추진, 메타버스 체험 콘텐츠 구축 등을 추진한다. ‘자율주행·반도체 광산’은 미래모빌리티 스마트 산단을 조성하고 미래차 소재 부품 클러스터, 하남-선운 빛그린산단 급행 교통 체계 구축이 골자다.

5대 신활력특구는 ▲영산강 익사이팅벨트(영산강·황룡강 습지센터 조성, 즐기고 체험하는 익사이팅존 조성, 생활체육·캠핑·문화시설 확대) ▲송정역 활력벨트(송정 역세권 개발·복합 환승센터 조성, 국제 뮤직페스티벌 개최, 어등산 관광단지 조속 추진) ▲광주역 창업벨트(스타트업·사회적경제 창업특구 조성, 본촌산단 청년융합지구 조성, 우치공원 호남권 최대 테마파크 조성) ▲효천역 디지털콘텐츠벨트(송암 콘텐츠밸리 조성, 남구 청소년 교육·진로·체험 거점 조성, 광주공원 문화예술촌 조성) ▲광주천 패밀리벨트(가족중심 생태교육 테마파크, 신안교-광운교 수변공원 조성, 환경·교육 체험벨트) 등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공약도 눈길을 끈다.

영유아, 아동·청소년, 어르신, 장애인, 환자 등 생애주기별 5대 온종일 돌봄보장제가 대표적이다. 영유아들에는 보육시설 격차없는 안전 먹거리 제공, 생태친화 보육환경을 조성한다. 아동·청소년들엔 개인 맞춤형 성장교육플랫폼을 구축하고 청소년 자립과 주거·생활 환경을 개선한다.

장애인에는 장애인인권기념관·회관 건립, 이동·노동권을 보장하고 어르신에는 일자리 종합지원체계 구축, 1인가구 어르신 행복한 동행 추진, 환자·가족 중심 돌봄서비스 재설계 등을 제공한다.

자영업자를 위해 골목상권진흥원을 설립하고 5천억원 창업 펀드 조성을 통해 ‘1인기업’ 창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공익가치 3대(가사·농민·참여) 수당도 도입, 스포츠건강도시 만들기에도 힘쓸 예정이다. 또한 시민 일상이 축제와 예술이 되는 도시 체계 구축, 정의로운 기후행동을 통한 건강도시 광주 건설도 이뤄진다.

강기정 당선자는 “숙성의 시간만큼 구상과 준비는 더 단단해졌고 달라지고 준비된 만큼 당당하고 빠르게 새로운 광주시대를 열겠다”며 “누리는 광주, 행복한 광주를 위해 준비한 ‘이제는 됩니다’ 공약 20개는 ‘시민 삶의 격’을 다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정은 누구…3선 국회의원·靑정무수석 지낸 대표 정치인>
-강기정은 누구 5·18 이후 학생운동 주도 옥고 치러
-절치부심 끝 4년만에 시청 입성 성공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자는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낸 광주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1964년 고흥군 금산면에서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강 당선자는 1980년 대동고등학교 2학년 시절 5·18민주화운동을 만나면서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특히 전남대 전기공학과 입학 후 조용한 성격을 바꾸기 위해 가입한 사회조사연구회에서 맞닥뜨린 박관현 열사의 사망 소식을 접하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는다. 민주화를 외치며 저항의 시절을 살았다. 5·18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서울 미국문화원 방화에 가담했으며 1985년엔 삼민투위원장을 맡아 전두환 정권 타도 투쟁을 벌이다 결국 8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3년7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이후 청년·재야 운동에 헌신한 강 당선자는 시민 삶을 바꾸기 위해 제도권 정치로 뛰어들었다.

두 차례 국회의원 선거(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 2002년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광주 북구갑)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서 39세의 나이에 당선됐다.

18·19대까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2016년 총선에서 반(反) 문재인 정서 해소를 위해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며 정치 인생에 최대 고비를 맞았다.

당시 주변에선 민주당 탈당 후 출마를 권유했으나 그는 민주당을 지키는 원칙과 소신의 길을 택했다. 대신, 독일 유학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을 공부하고 정책적 전환기를 맞는다.

독일 유학을 끝내고 광주로 돌아온 강 당선자는 싱크탱크 ‘더큐브’를 발족해 광주를 진단하는 한편, 경제·산업 분야에 특화된 정책적 제안을 내놓으며 재기에 시동을 걸었다.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학습에 매진하고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과 교류의 폭을 넓히면서 학생운동과 국회의원 시절 고착화된 강성의 ‘투사’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 총괄수석본부장을 맡아 AI(인공지능), 한전공대, 달빛내륙철도 등 호남 공약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이용섭 시장에게 패배한 그는 ‘와신상담’, 4년 간 충성도 높은 조직 외연 확대에 주력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이용섭 시장을 후보 경선 ‘리턴매치’에서 꺾은 원동력이 방대한 조직력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2019년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돼 1년8개월 동안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3선 국회의원의 정치적 경륜과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하며 쌓은 국정 경험을 기반으로 한 빠른 추진력, 여야를 넘나드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가 강 당선자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각종 현안에 대한 결단력과 정치력이 요구되는 광주시장 직무의 특성상 강 당선자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선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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