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광주시 길가장자리구역 통행 중 교통사고는 최근 5년간 연평균 58건 발생하는 등 적지 않은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 높이 차이로 보도블록에 올라서지 못해 차도로 통행하고 있는 장애인 A씨의 모습. /김다인 기자

전동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좁은 인도와 급경사 등 열악한 통행환경으로 인해 차도로 내몰리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차도 통행으로 인해 피해를 볼 경우 전동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보상·관리 대책이 없고 운전자들이 전동휠체어를 보행자가 아닌 차로 인식하는 등 교육 및 안전의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 광주·전남에서 길가장자리구역 통행 중 발생한 교통사고(차대사람)는 각각 291건, 597건이다.

광주에서는 2017년 74건, 2018년 63건, 2019년 54건, 2020년 49건, 2021년 51건 발생했고, 전남에서는 이보다 높은 수치인 2017년 236건, 2018년 121건, 2019년 87건, 2020년 80건, 2021년 73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발생 건수가 차츰 줄어드는 추세지만 연평균 광주 58건, 전남 119건으로 적지 않은 수치다.

이처럼 광주 도심 곳곳에선 차도로 통행하는 전동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14일 전동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함께 찾은 남구청 건너편 인도.

이날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를 통행하던 A씨는 이동에 걸림돌이 되는 크고 작은 난관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횡단보도로 향하는 길목의 도로 턱이 높아 휠체어가 오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A씨는 어렵게 휠체어의 방향을 틀어 차도로 통행을 이어갔다.

A씨는 차가 다니지 않을 때 차도를 이용했지만 A씨가 인도에 오르자마자 신호가 풀린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평소 인도 통행이 불가능할 경우 차도를 이용한다는 A씨는 “차도로 다니다 보면 뒤에서 운전자가 클락션을 울리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럴 때는 오도 가도 못해 덜컥 겁이 난다”고 전했다.

A씨는 전동 휠체어의 턱을 넘지 못해 차도로 나서야 했다. A씨는 인도가 막혀 차도로 통행하던 중 뒤에서 차가 클락션을 울릴 때면 '오도 가도 못한 신세'가 된다고 전했다. /김다인기자

이어 “인도를 침범해 물건을 파는 노점상인, 야쿠르트 판매 차량, 심지어 인도 위에 가로로 주차한 차량이 있을 때는 이동이 아예 불가능해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 차도로 내려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로수와 전봇대 등으로 좁아진 인도 길은 다시 A씨의 통행을 가로 막았다. 이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좁은 인도에 전동 휠체어를 밀어 넣었지만 바퀴와 휠체어 표면이 긁히고 도로에 끼이는 등 난감한 상황이 연이어 발생했다.

인도 통행 중 전봇대로 인해 좁아진 길에 가로막힌 A씨, A씨는 좁은 인도를 빠져나가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바퀴가 끼이고 휠체어 표면이 긁히는 등 난감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김다인기자

광주시 관계자는 “전동 휠체어 장애인의 차도 통행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사고 등에 대한 보험이나 관련 지원책은 현재까진 없다”면서 “전동 휠체어 인도 통행 인식 문제에 대해서는 장애인 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애로사항을 접수한 뒤 홈페이지에 홍보물 형식으로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통행에 걸림돌이 됐던 인도 단차 문제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통행에 불편함이 발생했던 구간을 보도 정비사업에 포함시켜 장애인 이동에 불편함 없이 최대한 빠르게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행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동 휠체어는 보행보조용 의자차에 포함돼 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현행법상 보행자로 속해 인도로만 통행해야 한다. 이때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최소 2m, 불가피한 경우에 1.5m 이상의 도로 폭을 확보해야 한다.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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