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 광주 남구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교 고학년(4-5학년) 5명이 저학년(1-3학년) 3명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 아동 부모측은 고학년 학생들이 2년 전부터 피해 아동들이 체구가 작고 만만하다는 이유 등으로 하루 수십차례 폭행한데 이어 금품까지 뺏기도 했다는 주장이다. 피해 아동들은 현재 악몽을 꾸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폭행 등에 가담한 5명 중 4명은 촉법소년으로 풀려났으며, 이중 1명만이 검찰로 송치됐다.

# 지난 4월 A(14)군 등 2명은 광주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문이 열린 승합차를 훔친 뒤 무면허 운전을 하던 중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후, 나주와 목포 등을 돌아다니며 약 80㎞를 운전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하지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풀려났다. 더욱이 A군은 이전에도 40여차례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지만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보호처분에서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광주·전남지역에서 최근 절도 등 촉법소년에 의한 각종 범죄들이 끊이질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촉법소년은 법률을 위반한 만 10-14세 미만 청소년으로 이들은 흉악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이 아닌 보호처분 등을 받는다.

21일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촉범소년은 2017년 205명, 2018년 246명, 2019년 280명, 2020년 421명으로 4년간 2배 상승했다. 전남은 2017년 198명, 2018년 212명, 2019년 301명, 2020년 345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추행, 방화)중 하나인 강간은 광주시 기준 2017년 10건, 2018년 21건, 2019년 11건, 2020년 18건을 기록해 매년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형사처벌 대상 연령대를 낮추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김정규 교수는 “전체적으로 소년사건 중에서 13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70% 정도다”면서 “13세 아이들이 촉법소년이라는 법을 악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령 하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강규 변호사(전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는 “같은 나이대라도 20-30년 전 아이들과 지금 아이들은 정보의 판단 능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촉법소년 연령을 1-2살 정도는 낮춰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무조건적인 연령 하향이 아닌 현행 소년법 상 보호 처분을 조금 더 보완하는 등 실효성있게 진행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박철 변호사(광주지방변호사회 교육이사)는 “어린 아이들의 경우 정체성 성립이나 사회화가 덜 돼 있기 때문에 당장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무엇보다 광주·전남의 소년범 교화시설, 교육 프로그램 발전에 중점을 두는게 우선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촉법소년 연령 하한은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자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이며, 현재 법무부는 지난 14일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를 구성하는 등 법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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