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실려 궤도에 올라간 조선대팀이 만든 큐브위성이 30일 성공적으로 사출됐다. 사진은 이날 조선대학교 지상 기지국에서 위성 비콘 신호를 기다리는 조선대팀./안재영 기자

“잠시만요… 신호 들어왔습니다.”

30일 오전 3시 54분, 조선대학교 지상 기지국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달 21일 발사된 누리호에서 사출된 큐브위성 궤도가 지상과 수신 가능한 범위에 들어왔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다.

위성 개발 연구진과 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숨죽이며 신호가 도착하길 두 손 모아 기원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10분께도 위성은 수신 가능 범위에 들어왔다. 그러나 수신 감도가 높은 중심부가 아닌 외곽을 돌아 정확한 신호는 잡히지 않았다.

또 비바람이 부는 등 기상 여건도 좋지 않아 수신된 정보는 위성 이름(STEP Cube Lab-Ⅱ) 뿐이었다.

그래도 위성의 작동이라도 확인되면서 연구진들은 100여분 뒤에 다시 돌아올 2차 교신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윽고 위성이 다시 수신 가능 범위에 들어서자 연구진과 관계자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교신 성공을 바랬다.

위성이 점점 기지국 중심부로 진입하면서 미세한 신호가 잡히기 시작했다.

이윽고 감도가 가장 높은 부분을 지나면서 위성의 이름과 모드, 자세, 배터리 전압, 태양전지판 출력 상태 등 5대 정보가 담긴 비콘 신호가 잡혔다.

이를 확인한 연구원이 “수신 성공”을 알리자 장내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이날 목표였던 큐브위성 STEP Cube Lab-Ⅱ이 조선대학교 지상 기지국과 교신 성공하면서 연구진은 목표 절반 단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현웅 조선대학교 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 교수는 “STEP Cube Lab-Ⅱ의 목표는 세 단계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1단계는 위성의 개발 성공과 발사다. 이는 지난달 21일 누리호 발사 성공과 전날 큐브위성이 사출되면서 달성됐다.

2단계는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수신하고 지상국과 양방향 통신이 이뤄지면 성공이다. 이날 조선대학교 지상 기지국은 위성의 상태 정보 데이터가 담긴 비콘 신호는 수신했지만 양방향 통신은 대전 기지국에서 가능해 전체 목표의 절반까지 도달했다는 게 연구진의 평가다.

때문에 오 교수는 이날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아직은 소회를 밝히기 조심스럽다. 그래도 위성이 무사히 작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기상 여건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에서 조선대학교 성능검증위성이 사출 1번 타자로서 순항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개 큐브위성 가운데 ‘STEP Cube Lab-Ⅱ’이 가장 먼저 사출되는 이유는 제일 중량이 무겁고 다른 위성들이 안전하게 사출될 수 있도록 동적 특성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성 제안 단계부터 개발과 발사까지 함께한 채봉건 수석연구원도 “혹시나 신호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나 긴장하던 가운데 신호가 들어와 소름이 돋았다”며 “그 순간 이전에 수행했던 과업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과제이자 제일 중요한 임무인 백두산 천지 촬영을 위해 큐브위성과 지속적으로 교신을 시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30일 조선대학교 지상 기지국과 수신한 큐브위성 ‘STEP Cube Lab-Ⅱ’는 국내 최초로 전자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됐다.

위성은 백두산 천지의 화산 폭발 징후 등을 비롯한 열섬현상 등 지구상의 변화 현상에 대한 다중밴드 관측을 수행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날아간 조선대 큐브위성의 사출과 신호 수신 성공을 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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