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정부의 ‘만 5세 초등학교 취학 학제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의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추진에 대한 교육계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등 지역 곳곳에서 만 6세에서 만 5세로 입학 연령을 낮추는 정부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현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부, 만 5세 조기취학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광주지부는 “교육부의 초등 입학 연령 1년 하향 정책은 취업 연령을 한 살 낮춘다는 경제적 목적만을 위해 놀이로 관계 맺고 성장하는 유아의 발달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학 연령 하향의 부작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광주지부는 “이번 정책이 교육부가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강조한 2019 누리과정을 정면 부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만 5세 학생들을 1년 이상 빠르게 더욱 강도 높은 학습과 교육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 단체는 “한국인 최초로 필즈 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는 ‘필즈 상 수상 기념 강연 및 해설 강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소중한 학창 시절을 공부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잘 평가받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 “지나친 입시경쟁과 선행학습으로 공부에 대한 호기심과 학습 동기를 꺾어버리는 한국 교육의 고질적 병폐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유아를 경제점 관점으로 보는 정부에 대해 비판했다.

광주지부는 “만 5세 조기취학 정책은 유아교육에 대해 모를 뿐 아니라 유아를 존중하지 않고 경제적 논리로만 대하는 정부의 빈곤한 교육철학을 드러낼 뿐”이라며 “박순애 장관은 교육계와 온 사회를 뒤흔드는 만 5세 조기취학 정책에 대해 당장 국민에게 사과하고, 계획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만약 그러하지 않는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교육을 모르는 교육부 장관의 사퇴만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비롯한 교육·보육·시민사회 단체들은 ‘만 5세 초등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구성하고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 방안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개최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한국영유아교원교육학회, 전국유아특수교사연합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보육·유아교육·초중등 교사 단체부터 학부모 단체까지 총 36개 단체가 참여했다.

범국민연대는 “만 5세 초등 조기취학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며, 입시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30일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대 서명도 받고 있다. 여러 지역 맘카페에는 서명에 동참하자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도 이날 오후 2시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만 5세 조기 취학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임채만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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