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옥상에 가본 사람들은 많이 없을 것이다. 화재 시에는 아래층으로 대피하기 곤란한 사람들이 대부분 옥상으로 대피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화재 시 주요 피난처 가운데 중 하나이며 늘 개방돼 있어야 하는 옥상 출입문의 대부분이 방범과 사생활 보호, 자살이나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폐쇄돼있는 곳이 많다.

2020년 12월 경기도 군포시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옥상출입문 폐쇄로 인해 2명이 옥상 계단참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옥상출입문이 개방돼있었다면 생명을 잃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례는 아파트 옥상출입문 개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에는 옥상출입문은 피난 방향으로 열리는 구조로서 피난 시 이용에 장애가 없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건축법 시행령’ 제40조에는 피난 용도로 쓸 수 있는 광장을 옥상에 설치해야 하는 건축물이나 다중이용 건축물 등은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문에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는 화재 등 비상시에 자동개폐장치가 작동해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리게 되는 원리이며 신속한 대피를 도와준다. 이러한 피난기구가 포함된 시설의 관계인은 피난시설, 방화구획, 방화시설을 폐쇄하거나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박광윤·담양소방서 담양119안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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