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기초의회 출범 이후 광주지역 5개 자치구의회에서 운영 중인 의원 연구모임이 겨우 1개 뿐인 데다, 초선 의원들의 조례 발의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구의회의 경우 최근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예정돼 있던 구정질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반면, 5개 자치구의회는 조직 구성권과 예산 편성권을 포함한 지방의회법 제정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어 기초의원들이 역량 강화는 뒷전인 채 권한만 키우려 한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3일 광주시의회·5개 구의회에 따르면 운영 예산의 일부를 의원의 정책 개발과 의정활동 전문성 확보 등을 위한 의원 연구모임 활동비로 편성하고 있다.

연구모임 당 지원액은 연간 ▲광주시의회 300만원 ▲동구의회 300만원 ▲서구의회 300만원 ▲북구의회 400만원 ▲남구의회 200만원 ▲광산구의회 300만원 등이다.

의원 연구모임은 의회별 조례에 따라 ‘의원 연구단체’ 또는 ‘의원 연구회’로 명시돼 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입법, 정책 연구·개발 등을 목적으로 의원들이 모여 자료 수집·조사·분석, 전문가·전문기관 자문, 현장조사,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의원 연구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광산구의회 단 1곳이다. ‘살기 좋은 도시계획 연구회’로 제9대 의회 출범 이후 신설됐으며 운영위원회 심사를 거쳐 200만원의 연구활동비를 지원받고 있다.

제9대 의회가 개원한지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각 구의회는 의원들 간 논의를 거쳐 조만간 연구모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광주시의회의 경우 ‘광주 시정 발전 의원 연구모임’, ‘도시계획 의원 연구모임’, ‘인공지능+반도체 의원 연구모임’ 등 3개 연구모임이 활동 중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초선 의원들의 조례 발의 실적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북구의회의 경우 전체 의원 중 절반을 차지하는 10명의 초선 의원 가운데 조례 발의 실적이 있는 의원은 강성훈 의원 1명 뿐이다. 남구의회 역시 5명의 초선 의원 중 2명만 조례를 발의했다.

또한 7명의 의원 중 5명이 초선인 동구의회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제296회 임시회에서 구정질문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충장축제 등을 이유로 준비가 미흡하다며 취소하기까지 했다.

이와 달리 각 기초의회는 지난 9월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조직 구성권과 예산 편성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의원들의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형수 북구의회 의장은 “연구모임은 의원들 간 논의 중이어서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2-3개월 뒤면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원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강의를 들어왔고 앞으로도 강사 초청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대현 위민연구원장은 “인사권 독립 등 주어진 권한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의지가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며 “의원 역량 강화를 통해 현재 주장하고 있는 지방의회법의 조직 구성권 등을 소화할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원장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통과로 완벽하게 자치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권한만큼 책임을 다 하면 이후에 지방의회 독립성과 자치권이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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