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의 모친이자 ‘시대의 어머니’로 불린 고(故) 배은심 여사의 1주기 추모제에서 유가족 등 참석 인사들이 헌화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민주화 투쟁을 하다 산화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故 배은심 여사의 1주기 추모제가 9일 광주 북구 망월동 민주열사묘역에서 엄수됐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주최, 광주전남추모연대·이한열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모제에는 민주화 열사 유족,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국회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제는 노래 공연을 시작으로 인사말·추모사·유가족 인사·헌화 및 분향 등 순으로 이뤄졌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이날 추모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투쟁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확고한 사회의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많은 분들이 애써주신 덕분에 현재 민주유공자법 법안이 상정됐지만 국회에 계류 중으로 돌아오는 이한열 열사 기일에는 열사의 영정 앞에 국가유공자증을 올리고 추모제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기념사업회와 우리들은 어머님이 낳으신 또 하나의 자식”이라며 “자식의 도리는 부모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고 우리들은 어머님의 유지인 유공자법 제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노성철 연세대 민주동문회 회장은 “배은심 어머니는 한열이를 잃은 슬픔을 가슴 속에 간직한 채 한열이가 못다 이룬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집회현장에서 투쟁하셨다”며 “1년 동안 정치적·사회적 상황도 많이 안 좋아졌지만 어머니께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면서 그 뜻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배 여사의 큰딸 이숙례씨는 “(지난해)12월달 폭설로 인해 내려오지 못했는데 어머님 묘가 눈으로 덮여있을 것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이었다”며 “늘 엄마를 따라 다녔던 제가 여러분앞에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있는 게 죄송하고 추모식을 위해 바깥에서 고생해 주신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정치권에서도 책임지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민주·인권·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故 배은심 여사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당은 배은심 여사 1주기를 맞아 추모 성명을 내고 “故 배은심 여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민주와 인권을 위해 헌신하셨다”며 “사회적 약자와 폭력에 고통받는 이들을 언제나 따뜻하게 품어주셨던 이 시대의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광주시당은 “2009년 용산 참사, 2016년 백남기 농민 사망, 2017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정까지 우리 사회가 가장 분노하고 가슴 아파했던 현장 어디에서든 함께하셨다”며 “민주주의의 위기가 닥친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찾아가 그들과 함께 싸웠다”고 평가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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