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 남구 칠석동 고싸움놀이테마파크 일원에서 어버이날 기념행사 중 초대가수 공연 노래에 맞춰 어르신들이 춤을 추고 있다./주성학 기자

“다 같이 모여 있으니 옛 마을의 분위기가 떠올라 흥겨워 죽겄어~”

6일 오전 11시께 광주 남구 고싸움놀이테마파크 4D영상체험관 앞.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어르신 100여명과 관계자들로 곳곳이 붐볐다.

이날 열린 ‘제51회 어버이날 기념 칠석동 경로위안 한마당 잔치’는 칠석 청년회·부녀회가 마을의 소외계층 및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주관한 행사로, 코로나19 이후 2년여 만에 개최됐다.

행사는 채명수 고싸움보존회 감사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식전행사인 칠석농악단의 농악놀이 공연, 기념식, 합배, 주민한마당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장 곳곳에 준비된 테이블 위에는 밥, 보쌈, 과일, 음료 등이 가득 차려져 있고 뒤편에서는 부녀회·청년회 회원들이 음식 장만에 한창이었다.

칠석농악단의 농악놀이와 고고장구 공연 등이 이어지자 맛있는 음식을 즐기던 어르신들이 흥겨운 장단에 맞춰 몸을 들썩이거나 박수를 쳤고, 일부 어르신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본행사가 시작되자 박안순·장옥간 칠석부녀회장, 이임연 고싸움놀이보전회장, 황경아 남구의장을 비롯한 은봉희·노소영 남구의원 등 다양한 인사들이 기념사 및 인사말을 건넸다.

이후 칠석청년회·부녀회를 비롯해 행사 관계자들이 노래 ‘어머니의 마음’을 불렀고, 몇몇 어르신들이 무대 위로 올라가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행사에 어머니와 함께 참석한 김복도(68)씨는 “어머니는 저를 낳진 않으셨지만, 홀로 가족들을 돌보며 사랑으로 저를 키워 주셨다”며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어머니와 함께 노래에 맞춰 춤을 췄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고 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전했다.

김씨의 어머니 정길심(87·여)씨는 “마을 사람들이 효자라고 칭찬하는 아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며 “이런 뜻깊은 자리를 통해 아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니 마음이 벅차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옷소매로 눈가를 훔쳤다.

오후에는 초대가수 공연, 각설이 공연 등이 펼쳐졌고, 어르신들은 노래에 맞춰 저마다의 댄스 실력(?)을 선보이는 등 행사장이 내내 활기를 띠었다.

이날 어르신들은 뜻깊은 하루를 만들어준 청년회와 부녀회에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이춘길(79) 칠석동 노인회장은 “마을 젊은이들이 나이 든 우리를 위해 행사를 준비해 줘서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며 “예로부터 우리 마을은 효심이 가득한 마을인데, 어른들을 보살피는 마을의 옛날 분위기가 그대로 전승되는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고래만 칠석청년회장은 “사랑하는 아버지·어머니를 모시고 행사를 개최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날이 일 년 내내 지속되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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