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들처럼 억울한 노동자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22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영락공원 제2추모관. 고(故) 김재순 청년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故 김재순 제3주기 추모제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주최로 열렸으며 사회는 권오산 노동안전보건국장이 맡았다.

추모식은 강신, 참신,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고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및 각 지역지부, 정의당 광주시당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故 김재순의 부친 김선양(55)씨는 추모사를 통해 “재순이를 지켜주지 못했고 저의 아들처럼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억울한 죽음으로 세상을 마감하는 일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12월에 노동안전보건지킴이 출범식을 준비하고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광주전남본부 결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오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故 김재순 청년노동자의 산재 사망사고 대응은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제정에 큰 기여를 했고, 노동조합이 없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일부 현장 개선이 이뤄졌다”며 “아직까지는 미약하지만 여기 계신 분들이 모여 연대의 힘으로 어려움을 같이 돌파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중대재해법 제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최고경영자에 대한 처벌을 삭제하거나 각종 규제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3주기를 맞아 중대재해법을 무력화시키는 움직임에 맞서 지켜내야 하며, 50인 미만 사업장 전면 적용은 물론, 5인 미만 사업장에도 해당 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故 김재순 청년노동자는 지적장애인으로 광주 하남산단에 위치한 폐기물종합재활용처리장 조선우드에서 일하던 중 2020년 5월22일 파쇄기에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비상정지 장치인 리모컨, 2인 1조 작업, 안전장치 부재 등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가 미비한 상황이었다.

이후 조선우드 사업주는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조선우드 벌금 1천만원)을 선고 받았으며, 기자회견과 옥중 편지를 통해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故 김재순 중대재해 사건은 그간의 산재사고에 대한 경미한 처벌에 비하면 비교적 엄중한 처벌을 받은 사례로 평가되고 있고 다른 중대재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례로 활용되고 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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