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광주 동강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어르신 효도 음악회’ 참석자들이 가수 현숙 씨의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카세트 테이프로 듣던 노래를 직접 들으니 꿈만 같어. 오늘이 생일이네~.”

31일 오후 1시30분께 광주 북구 동강대학교 체육관. (사)한국나눔연맹이 주최하고 광주 북구가 주관한 ‘광주 어르신 효도음악회’ 시작에 앞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어르신들이 들뜬 표정으로 체육관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오후 2시께부터 진행될 음악회에 가수 현숙의 무대와 궁중한복쇼, 마술쇼, 비보이 공연, 팝페라, 밸리댄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예정돼 있어서다.

시간이 지날수록 1천개의 객석은 빠르게 채워졌다. 어르신들은 흔들면 박수 소리와 함께 화려한 불빛이 나오는 응원봉을 든 채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객석이 꽉 차자 이날 음악회 행사를 맡은 김정열 MC가 무대에 올랐고, 어르신들께 안부 인사를 건넸다.

이후 내·외빈 소개 뒤 음악회 첫 순서로 J1B 엔터테인먼트의 궁중한복쇼가 펼쳐지자 어르신들은 흥겨운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다음으로 행사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모았던 가수 현숙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현숙의 히트곡 ‘요즘여자 요즘남자’가 흘러나올 때부터 어르신들은 객석에서 하나둘씩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웃음꽃을 피워냈다.

두암동 주민 황모(82)씨는 “20년 전 운전하면서 카세트 테이프로 매일같이 듣던 ‘요즘여자 요즘남자’를 직접 듣게 돼 꿈만 같고 너무 즐겁다”며 “오늘이 생일인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현숙의 무대 뒤 이어진 품바왕 최민의 각설이쇼, 현철용의 마술쇼 등도 어르신들의 호응을 얻었다.

두암동에서 이웃들과 함께 온 김모(78)씨는 “매주 월·수·금요일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천사무료급식소 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이렇게 즐거운 공연을 준비해 줘서 감사하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현했다.

안천웅 한국나눔연맹 사무총장은 “5월 가정의 달 마지막 날에 어르신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 오히려 기쁘다”며 “앞으로도 아름다운 꽃길만 걸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만복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자식된 자로서 부모를 잘 섬겨 효도한다는 뜻의 ‘동온하정(冬溫夏凊)’처럼 어르신들이 추울 때 따뜻하게, 더울 때는 시원하게, 오늘 같이 즐거운 날을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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