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6(목)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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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에 사흘째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광주 일부 ‘무더위쉼터’는 아예 문이 잠겨있고 개방됐다 하더라도 여건상 에어컨을 틀지 못해 무더위 피하기가 ‘그림의 떡’에 그치고 있다.
19일 오전 10시 광주 서구 서창동의 한 경로당. ‘무더위쉼터’를 겸하고 있는 이곳 경로당은 체감온도가 3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에도 문이 굳게 닫혀있어 혹시나 하고 찾아온 이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의 한 경로당은 문은 열려 있었지만, 무더위쉼터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내부가 후텁지근했다.
경로당 안에는 에어컨 1대와 선풍기 2대가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거나 청소를 하던 어르신들의 이마와 등에는 굵은 땀방울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날씨여서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켤 법도 했지만, 어르신들은 ‘돈이 안드는’ 부채로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다만, 같은 날 오후 광주 동구(계림동·소태동), 남구(서동·양림동), 북구(중흥 2동)의 경로당들은 내부에 시원한 공기가 돌고 있었다.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 아래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던 어르신들은 “살만 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광주 내에서도 무더위쉼터의 상황이 제각각인 것은 날짜, 시간대, 집결 인원에 따라 개소 및 냉방 여부가 결정되는 것도 있지만, 냉방비 지급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이용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이날 광주 동·서·남·북구에 따르면 냉방비 지급 시기는 서구 8월, 북구와 남구는 7월, 동구는 이달 말로 각각 차이가 있었다.
또 동별 특성에 따라 냉방비를 차등 하지 않고 일괄 지급되는 점도 편차의 이유로 지목됐다.
서구 서창동엔 이날부터 무더위쉼터를 운영하는 광주은행 지점이 없어 어르신들의 생활 속 피서지는 무더위쉼터를 겸한 경로당이 유일하다.
하지만 냉방비는 모든 경로당에 동일하게 20만원씩 지급돼 ‘불공평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창동 한 경로당의 이모(82)씨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지만, 지원 금액이 정해져있고 아직 받지도 못하다보니 전기세를 생각하면 에어컨 키기가 쉽지 않다”며 “긴 여름과 무더위는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냉방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이어 “이쪽 동네(서창동)엔 마땅히 더위를 피할 곳이 없어 노인들이 경로당에 많이 모이는 데 냉방비가 늘 부족하다”며 “실정에 맞는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경로당별로 무더위쉼터 운영에 차이가 있어 개방 날짜와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며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십분 이해하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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