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29일 함평군 돌머리해수욕장 어린이 풀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오복 기자

“셋, 둘, 하나, 쏴아아아아아…. 하늘에서 시원한 물이 왕창 쏟아져서 너무너무 신나요!”

지난 29일 오후 2시께 함평군 돌머리해수욕장.

한 달여간 집중호우가 쏟아진 장마가 끝나자마자 연일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더위를 피해 바닷가를 찾은 피서객들로 해수욕장이 북적였다.

뜨거운 모래사장 위 파라솔 아래에는 바닷물에 흠뻑 젖은 채 잠시 쉬면서 수박 등 시원한 과일을 먹는 아이들과 어르신 등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단연 ‘어린이 풀장’이었다.

키가 작은 어린이들이 위험하지 않게 놀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어린이 풀장은 인조잔디로 이뤄진 넓은 장소에 휴게시설이 갖춰져 있고, 가운데 깊지 않은 수영장에는 다양한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었다.

특히 천장에서 바가지 모양에 물이 모였다가 아래로 쏟아지는 기구와 대형 미끄럼틀, 뱅뱅 돌면서 사방으로 물이 퍼져 나오는 놀이기구 아래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유독 선명했다.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면서 더위를 잊은 아이들은 튜브와 물총 등을 들고 파라솔과 원두막에 미리 짐을 풀어둔 자리로 돌아가 컵라면과 김밥 등을 먹으며 다시 체력을 비축했다.

지칠 줄 모르는 아이들은 금세 다시 풀장을 찾아 달려갔다.

피서객들은 대체로 긴 장마 끝에 찾아온 화창한 날씨에 여름휴가를 제대로 즐길 수 있어 반기는 모양새였다.

광주에서 부모님과 함께 온 김진호(11)군은 “지난주까지는 더워도 비가 와서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놀았다”며 “오늘은 많이 덥지만 밖에 나와 동생과 신나는 물놀이를 실컷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웃었다.

연인과 함께 방문한 박소연(37·여)씨는 “한 달 내내 비가 오는 바람에 이번이 올 여름 첫 물놀이”라며 “갑자기 심하게 더운 날씨에 적응이 안 되지만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고 오늘 피서를 제대로 즐기고 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날은 특히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김주환(42)씨는 “두 자녀와 함께 이곳을 처음 방문했다”며 “바닷물이라 물때가 안 맞으면 어떡하나 고민했는데 옆에 해수를 모아둔 성인 해수욕장과 어린이 풀장이 따로 마련돼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게 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함평 최고기온은 34.3도를 기록했고, 함평돌머리해수욕장은 지난 14일 개장 이래 이날까지 총 2천948명이 방문했다.

/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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