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무너진 주택 지붕 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내린 호우로 10일 오전 곡성군 곡성읍 학정2리의 한 주택 지붕이 무너져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경남 거제에 상륙해 한반도 내륙을 종단한 10일 광주·전남에도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주택 붕괴, 농작물 도복, 시설물 낙하, 정전 등 재산 피해와 시·도민 불편도 잇따랐다. ▶관련기사 3·6면

태풍이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지역 내에 발효됐던 기상 특보는 해제되고 비도 그칠 전망이다.

◇‘카눈’ 시속 31㎞ 느린 속도 내륙 관통

10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의 중심기압과 최대 풍속은 각각 970hPa(헥토파스칼)과 35ｍ/s(시속 126㎞)로 이날 오전 9시20분께 강도 ‘중’으로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 한반도를 가로질러 북상 중이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지역별 최대 누적 강수량은 광양 백운산 227㎜, 구례 성삼재 205㎜, 여수 돌산 151.5㎜, 광주 무등산 128㎜, 담양 봉산 120㎜, 화순 백아면 116㎜ 등이다. 시간당 최다 강수량은 장흥 관산 28㎜, 구례 성삼재 23.5㎜, 화순 백아면 22.5㎜, 광주 무등산 21㎜ 등이다.

바람 또한 강하게 불면서 최대 순간풍속은 여수 간여암 29.2m/s, 여수 거문도·화순 26.2m/s, 여수 24.5m/s, 보성 23.9m/s 등으로 집계됐다.

태풍 ‘카눈’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충북 충주 남동쪽 30㎞ 지점을 지나 시속 31㎞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이날 늦은 밤 서울 북동쪽으로 수도권을 지날 전망이다.

◇산사태·범람 우려 966명 사전 대피

산사태와 범람 등의 우려로 광주에서 14세대 23명과 전남에서 707세대 943명 등 주민 총 966명이 사전 대피했다.

초·중·고교 13개교도 휴교했다. 광주에서는 8개교가, 전남에서는 5개교가 이날 하루 쉬었고 유치원 6곳과 고교 14곳의 경우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또한 유치원 40곳과 초교 102곳, 중학교 12곳, 고교 15곳 등 169곳은 이날 하루 방과 후 수업을 하지 않았다.

◇고흥 등 5개 시·군 농작물 208㏊ 도복

소방당국에 태풍 관련 접수된 피해 신고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광주 12건, 전남 57건 등 총 69건이다.

비와 바람이 강해지면서 흔들린 나무가 전깃줄과 접촉해 단전이 발생, 이날 오전 4시19분께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6개 아파트 단지의 3천198세대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한국전력은 정전 1시간여 후인 오전 5시27분께 복구작업을 마치고 전력을 공급했다.

오전 7시13분께에는 북구 대촌동에서 가로수 가지가 부러져 도로를 막았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같은 시각 문흥동에서도 수목 1주가 쓰러져 전선에 걸쳐 수목을 절단했다.

전남에서는 오전 8시46분께 곡성군 곡성읍 학정리의 한 주택이 붕괴돼 지붕이 주저앉는가 하면, 오전 9시58분께에는 화순군 화순읍 향청리의 한 상가 건물 간판이 강풍에 뜯겨졌다.

또 화순읍에서는 오전 9시54분께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가 전선에 걸리면서 주변 214호가 30여분간 정전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이와 함께 전남 동부권에서는 농작물 도복 피해가 잇따랐다.

고흥군 고흥읍·포두면 등 185㏊, 순천시 해룡면 13㏊, 여수시 화양면·소라면 4㏊, 광양시 진월면 4㏊, 곡성군 석곡면·삼기면 2㏊ 등 총 208㏊(벼 206㏊, 옥수수 1㏊, 배 1㏊)의 농작물이 도복 피해를 입었다./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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