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광주 남구 진월동 복합운동장 인근 저수지 ‘진월제’는 물이 빠져 슬러지가 그대로 노출돼 있고 곳곳에 쓰레기도 버려져 있다. /주성학 기자

광주 남구 진월운동장 인근 저수지가 슬러지(침전물)로 뒤덮인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불구, 행정 당국이 이제껏 단 한 차례도 환경정비에 나서지 않아 인근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해당 저수지는 남구청장 공약이기도 한 수변공원 조성사업이 추진 중으로, 구청이 어차피 준설(浚渫)해야 할 곳이라 착공 전까지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4일 남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 ‘진월 IC’ 공사를 위해 진월동 진월복합운동장 인근 저수지 ‘진월제’의 물 일부를 뺐다.

과거 진월제는 인근 농경지에 물을 대는 용도였으나 논·밭이 점차 사라지면서 존재 의미가 퇴색됐다.

이에 남구는 진월제의 새로운 사용 방안을 모색, 지난해 민선 8기 구청장 공약 사업으로 진월동 수변공원 조성을 계획했다.

사업은 진월제를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하고 다음 달 완공될 남구국민체육센터와 기존 진월복합운동장까지 함께 데크길로 연결, 순환 산책로 구축을 골자로 한다.

남구국민체육센터 건립은 생활 SOC 사업 일환으로 별도 추진됨에 따라 남구는 수변공원 조성을 위해 사업비 7억800만원(구비 4억4천만원·특교금 2억6천800만원)을 세웠고, 지난해 6월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실시설계가 끝나면 남구는 수변공원 조성 계약심사 및 의뢰를 진행하고, 올해 6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문제는 남구가 지난 2021년 6월 진월제의 물을 뺀 뒤,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놔 현재 수면 위는 슬러지로 잠식된 상태라는 점이다.

실제 이날 찾은 진월제 곳곳은 슬러지가 떠오르며 하수구에서나 풍길 법한 악취가 났다.

또 캔, 폐플라스틱, 비닐봉지 등의 쓰레기도 곳곳에 버려져 있어 청소 등의 환경정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를 보며 인근 주민들은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진월동 주민 장모(42)씨는 “물을 뺐을 당시부터 조금씩 슬러지가 올라오더니 결국 이지경까지 왔다”며 “제때제때 치워줘야 악취를 막을 수 있는데, 여태껏 청소하는 모습을 한 번도 못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장씨는 “악취가 진월복합운동장까지 풍겨 결국 풋살 모임 장소를 옮기기까지 했다”며 “구청에서 어차피 땅을 파야 하는 곳이라 그 전까지 관리에 손을 놨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진월제의 물을 뺀 뒤 현재까지 환경정비를 하지 않은 것은 맞다”며 “시일 내에 슬러지 제거 등 정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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